자정에 도착한 야구 팬은 대기열 1번을 놓쳤다.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30대 중반 야구 팬 탁희영 씨. 친구 두 명과 함께 셋이 22일 밤 9시부터 대기했다고 했다. 탁희영 씨는 "야구 보고 싶어서"라고 짧게 이유를 댔다. 날씨가 춥지 않았느냐고 하니 캠핑박스를 가리켰다. 탁희영 씨 일행은 LG가 23일 오프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빠더너스' 컬래버레이션 상품도 구매했다.
LG는 23일 개막전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먼저 2024년 선수단 각오를 담은 출사표 영상을 상영한 뒤 대망의 우승반지 전달식을 진행한다. 우승 지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LG스포츠 김인석 대표이사가 주장 오지환에게 반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팬들을 위한 행사도 여럿 마련됐다. LG는 23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잠실야구장 중앙매표소 옆 광장에서 '챔피언 팝업 전시'를 진행한다. 1990년과 1994년 우승 트로피와 2023년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가 전시된다. 고 구본무 회장이 한국시리즈 MVP에게 선물하기 위해 남겨둔 '전설의 시계', 우승하고 마시기로 했던 아와모리 소주 등 LG 구단과 LG 팬들에게 의미있는 전시품도 함께 볼 수 있다. 지난해 팬들의 많은 호응을 불러왔던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와의 협업 상품도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
류현진은 화요일 낮이었던 12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고, 이날도 3500명이 야구장에 방문했다. 류현진이 나오지도 않은 9일 토요일과 10일 일요일 경기는 1만 2000석이 매진됐다.
지난해 58승 6무 80패 승률 0.420으로 9위에 그쳤던 한화는 올해 류현진의 가세로 2018년 이후 6년 만의 가을야구를 바라본다. 개막전부터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다는 점은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 한화는 지난 3년 동안 시즌 첫 경기를 모두 패했다. 2021년 개막 첫 날 경기가 비로 취소되고 4월 4일 kt 위즈에 2-3으로 졌다. 2022년에는 4월 2일 개막전에서 두산에 4-6으로 패했고, 지난해에는 키움 히어로즈에 2-3으로 지면서 개막전 3연패에 빠져있다.
LG 킬러 류현진의 복귀전은 다를 수 있다. 류현진은 2006년 4월 12일 데뷔전 7⅓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을 시작으로 LG 상대 통산 35경기 22승 8패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건진 상대가 바로 LG였다.
그러나 지금의 LG는 류현진이라는 이름에 주눅들기만 하는 약체가 아니다. 꾸준히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했고, 지난해에는 29년 만의 우승까지 이뤘다. LG 주장 오지환은 류현진의 한화 복귀가 확정되고 개막전 선발 등판 가능성이 생겼을 때부터 "7이닝 동안 점수를 못 내더라도 경기는 이기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염경엽 감독 또한 "공격이 우선이다. 초반은 (강공으로) 우리 타자들이 공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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