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변호사,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 사퇴…“국민 눈높이와 달랐던 것 같다”
‘민주당 나락’이라며 조수진 공천 비판했던 박지현에 강성 지지자들 ‘내쫓아야’ 맹비난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투쟁 천막을 찾은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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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변호 이력과 감형 논리 블로그 게시물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조수진 변호사의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 사퇴에 ‘민주당 나락’이라며 조 변호사 공천을 강하게 비판했던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강성 지지자들의 비난이 쏟아진다.
조 변호사 공천에 관한 당내 첫 비판이었던 데다가 이전에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자들과의 절연을 이재명 대표에게 촉구할 때부터 단단히 박힌 미운털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조 변호사는 22일 새벽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저는 변호사로서 언제나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국회의원이 되면 똑같은 자세로 오로지 강북구 주민과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제 각오가) 국민께서 바라는 눈높이와 달랐던 것 같다”며 “제가 완주한다면 선거 기간에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변호사는 “짧은 시간 유례없는 압도적 지지로 성원해주신 당원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당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반드시 총선에서 승리해달라”고 전했다. 강북을 현역이자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을 꺾고 본선에 올랐지만 성폭력 피의자 변호 이력 등이 확인돼 논란의 중심에 섰고, 후보 확정 사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당시 조수진 서울 강북을 후보와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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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치네트워크는 성명에서 “조 변호사는 블로그에 ‘여성이 거절의 의사를 표현했어도 실제는 관계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사회 통념을 소개해 피의자 입장에서 유불리를 조언했다”며 쏘아붙였고, 한국청소년정책연대도 조 변호사가 스스로를 ‘인권변호사’라 말할 수 있느냐며 변호사 이력이 모두 출세를 위한 간판이 아니었냐고 거세게 따져 물었다.
특히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은 21일 SNS에서 “우리 당에서 발생한 연이은 성범죄는 민주당을 나락으로 가게 했다”며 “이번 민주당 공천에서도 우리는 그 나락의 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열 살 아이 성착취물을 제작한 가해자를 변호해 집행유예를 받아냈다는 홍보글을 올리고, ‘강간통념’을 활용하라는 팁을 가해자들에게 주는 것을 넘어 2차 가해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은 “조 변호사는 지금이라도 사퇴해야 마땅하다”며 “그것이 당에 끼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변호사가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다면, 이재명 대표가 나서서 당을 정상화 시켜야 할 것”이라며 “파렴치한 성범죄자를 변호하며 피해자와 가족에게 무자비한 2차 가해를 한 조 변호사 공천 취소만이 우리 당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썼다.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투쟁 천막을 찾은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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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날 가득 선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글에 ‘어지간히 하라’고 혀를 찼던 강성 지지자들은 간밤에 조 변호사의 후보직 사퇴 소식이 끝내 알려지자,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그리고 심지어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SNS에까지 달려가 온갖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관련 커뮤니티에 ‘당내 여론몰이한 박지현은 축출해야 한다’고 글 올린 한 누리꾼은 “변호 이력 훑어서 사퇴하라며 여론몰이한 박지현을 축출해야 한다”며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로 세운 후보를 흔드는 짓은 절대로 용인해서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는 ‘여론몰이를 한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하자’거나 ‘본인 발로 나가지 않을 사람은 내쫓아야 한다’는 등의 격한 반응이 이어졌다.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은 지난해 3월 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개딸’의 공격이 있었을 당시, 자신의 SNS에 “민주당의 혁신은 ‘개딸’과의 절연으로 시작해야 한다”면서, 비명계를 향한 악성댓글과 문자메시지 폭탄에 “다양성이 생명인 민주정당을 파괴하는 세력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떠나간 2030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이 대표는 개딸과 결별해야 한다”며 “개딸 뒤에 숨어서, 개딸에 편승해서 민주당을 위기로 몰아 놓은 정치인들부터 국민 앞에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법률특보 출신 송기호 변호사, 홍성룡 한양대 겸임교수와 함께 서울 송파을 경선에서 붙었던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은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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