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박물관,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 기념 특별전 선보여
동의보감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허준은 의방(醫方·의술)을 책으로 엮으라는 명을 받들고 몇 년 동안 자료를 수집했는데, 심지어는 유배되어 옮겨 다니면서도 그 일을 쉬지 않았다." ('광해군일기' 1610년 8월 6일 기록)
동양 의학을 연구할 때 필독서로 꼽히는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을 맞아 그 의미와 가치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구암(龜巖) 허준(1539∼1615)의 학문적 업적과 생애를 기리는 공립박물관인 서울 강서문화원 허준박물관은 '동의보감, 조선에서 세계로' 전시를 선보인다고 22일 밝혔다.
동의보감 |
동의보감은 조선과 중국에 유통되던 의학책과 치료법을 집대성한 책이다.
임금의 병과 건강을 돌보는 어의였던 허준이 선조(재위 1567∼1608)의 명을 받아 1610년 완성했고, 1613년 왕실 의료기관인 내의원에서 간행했다.
우리 실정에 맞는 의서라는 의미를 담은 동의보감은 수년간의 연구와 허준의 의학 정신이 담긴 자료다.
총 25권 25책으로 된 책은 유행병, 소아병, 부인병 등을 포함해 각 질환을 나눠 그에 대한 이론과 처방, 출전을 밝혀놓았는데 중국, 일본에서도 널리 소개됐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으며 이후 국립중앙도서관, 한국학중앙연구원, 서울대 규장각이 소장한 초간본(初刊本·처음 간행한 책)이 국보로 지정돼 있다.
동의보감 목판 |
전시는 동의보감의 가치와 당대 의학에 미친 영향을 198점의 자료로 보여준다.
허준박물관이 소장한 초간본과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국보의 복제본을 나란히 전시하고, 실제 책을 찍어내는 데 쓴 것으로 추정하는 목판도 함께 공개한다.
동의보감은 처음에는 나무로 만든 활자(목활자)를 조립하는 방식으로 제작해 책을 냈지만, 이후에는 책 내용을 나무판에 새겨 찍어내는 목판본으로 제작했다.
박물관 소장본은 목활자로 만들어 다른 동의보감과 비교해볼 수 있다.
전시에서는 1613년 이후 곳곳에서 간행한 동의보감도 한데 모았다.
신형장부도(身形藏府圖) |
19세기 중엽에 펴낸 것으로 추정되는 '동의보감 내경(內景) 편' 3책은 허준의 동의보감을 한글로 필사한 것으로, 학계에서는 왕실 여성을 위해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대만, 일본에서 간행된 동의보감도 만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1717년부터 30여 차례 '개량 동의보감', '증도 동의보감' 등의 이름으로 간행됐고, 일본에서는 1724년 이후 3차례 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인체의 장기와 특징을 그린 '신형장부도'(身形藏府圖)도 주목할 만하다.
김충배 허준박물관장은 "백성을 향한 열린 마음과 그 쓰임에 적합하도록 고민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 민족의 진정한 보물 '동의보감'의 가치를 재발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9월 29일까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인증서 복제본 |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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