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강서구 LG이노텍 본사에서 진행된 주주총회 행사장 앞에서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가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전병수 기자 |
“자율주행,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에 집중해 차량용 부품 사업 매출을 5년 안에 5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습니다. 모바일 분야에서 축적한 카메라 모듈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등 반도체 기판 및 전장부품사업도 1등으로 키워내겠습니다.”
21일 서울 강서구 LG이노텍 본사에서 진행된 주주총회 행사장 앞에서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가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2월 LG이노텍 대표로 취임한 문 대표는 오늘 주주총회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문 대표는 주력 사업인 카메라모듈뿐만 아니라 자동차용 전장부품과 반도체 기판 사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LG이노텍은 특정 고객사와 연결돼 있다는 인식이 있다”라며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전장 부품 및 반도체 기판 사업도 꾸준히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카메라 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가 지난해 LG이노텍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3.9%로,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의 대부분은 카메라모듈 고객사인 애플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022년 신규 진출을 선언한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 시장 선점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FC-BGA 시장 선점을 위한 지분투자, 인수합병(M&A) 등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의미 있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LG이노텍의 구미 4공장에 구축된 FC-BGA 생산라인은 지난달 첫 양산 시작과 함께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문 대표는 지난 2월에 발표된 시설 투자 이외에 추가로 진행될 설비 투자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액추에이터 생산을 위해 작년까지 이미 충분히 많은 생산능력 확대 투자가 이뤄졌다”며 “아직까지는 추가로 큰 투자 계획을 세운 것은 없지만, 고객사 신제품 출시에 맞춰서 부품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는 전과 비슷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LG이노텍은 지난 2월 올해 광학솔루션 사업에 3830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를 진행한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시설투자 규모(1조7896억원) 대비 80% 가까이 감소한 수치이다.
문 대표는 확장현실(XR) 시장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오랜 시간 미국 고객들과 협력을 하고 있는 분야”라면서도 “아직 하드웨어를 차별화하기에는 소프트웨어나 주변 생태계 조성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이라 4~5년 뒤에 개화할 시장을 내다보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LG이노텍 주가와 관련해서도 향후 사업 다각화 성과가 가시화되면 주가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 대표는 “이상하게 LG이노텍이 특정 고객사와 관계돼 있다는 인식이 시장에 있는 상황”이라며 “주가 하락은 저도 가슴이 아프지만, AI와 연결된 사업 분야가 성장하면 이에 주가도 연동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LG이노텍의 주가는 연초 대비 20% 가까이 하락한 19만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LG이노텍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로봇∙도심형항공모빌리티(UAM)∙우주 등 사업 분야를 넓혀갈 방침이다. 문 대표는 “AI 시대 급성장 중인 AMR(휴머노이드) 분야에서 LG이노텍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센싱, 제어 기술 등)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로봇 관련 선행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UAM, 우주 산업 등으로 원천기술을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미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LG이노텍 제48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보고 사항과 제48기 재무제표 승인 건, 문혁수 대표·박지환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 등 주요 결의사항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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