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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시대 저녁식사로 시리얼 어떤가요.가격이 괜찮거든요.”
지난달 시리얼 제조사 켈로그의 게리 필닉 최고경영자(CEO)가 CNBC에 출연해 이 같이 발언하자 미국이 들끓었다.인플레이션이 둔화에도 식품 물가는 치솟아 저소득층 중심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식품 회사 CEO의 발언이 분노를 자극한 탓이다.
미 뉴욕시 퀸스에 사는 한 40대 주부는 “저녁에 고기도 못 먹는 우리를 놀리는 것 같다”며 “문제는 시리얼 가격도 한 박스에 10달러가 넘는다. 시리얼에 곁들일 우유,과일 값까지 생각하면 그것도 비싸다”며 고개를 저었다.
켈로그는 물가가 급격하게 오르던 2022년부터 ‘저녁에 시리얼을 먹자’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해 왔고, 필닉 CEO의 발언도 회사 캠페인 연장선상에 있었다. 그럼에도 미 소비자들이 분노한 것은 3년째 이어지는 식품 고물가에 민감해 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미 농무부(USDA)발표에 따르면 2022년 미 가구 가처분 소득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1.3%로 1991년(11.4%)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엥겔지수가 30년 전으로 회기한 셈이다.
미 농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유지류의 가격이 9%로 가장 빠르게 올랐고, 설탕과 과자가 8.7%, 시리얼과 베이커리 제품이 8.4% 급등했다. 시리얼은 2022년에도 13% 올랐었다.
미 인플레이션이 둔화 추세임에도 식품 물가가 오르는 배경에 대해 식품 업체들은 원재료와 최저임금 상승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레오 제조사 몬델레즈는 올초 카카오 가격 급등에 과자 값을 올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경제의 강력한 회복세에도 식품 물가 급등으로 저소득층 중심으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기업의 바가지 가격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식품 기업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최근 미 민주당 의원들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제품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단속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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