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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먹거리 물가 둔화세?… 소비자 체감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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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등 농산물에 비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좀처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먹거리 물가가 급격히 올랐다가 최근 상승 폭이 작아졌을 뿐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외식 부문을 구성하는 세부 품목 39개 중 지난해 같은 달 대비 물가가 떨어진 품목은 없었다. 이 중 69.2%인 27개는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3.1%)보다 높다.

세계일보

사과·배 등 농산물에 비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좀처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18일 서울 시내 음식점에 붙은 음식 가격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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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을 구성하는 세부 품목 73개 중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를 보이는 품목이 49개로 마이너스 품목(23개)의 두배를 넘었다. 가공식품 품목 중 38.4%인 28개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치보다 높다. 가공식품 3개 중 1개 이상이 전체 평균치를 웃도는 셈이다. 최근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나 물가 수준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2년 전보다 여전히 높다.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130.1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오르는 데 그쳤으나 본격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2022년 2월과 비교하면 19.0% 높다. 우유 물가지수도 2년 전보다 15.9% 높은 수준이다. 피자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9% 올라 상승폭은 둔화했으나 2년 전보다 12.7% 높다. 자장면도 1년 전보다 3.7%, 2년 전보다 13.9% 각각 높아 격차를 보였다.

지난달 가공식품 중 가장 많이 하락한 라면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8% 내렸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7.4% 높은 수준이다. 스낵과자도 1년 전보다 2.4% 낮지만 2년 전보다는 11.7% 높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들이 최근 가공식품·외식 물가 둔화세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식품 기업들이 원재료 가격 하락을 고려해 제품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서민들의 가계 살림이 빡빡한 상황에서 일부 식품 기업은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어 이런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와 소비자단체도 잇따라 식품 기업들에 가격 인하를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주요 식품 기업들이 하락한 원재료 가격을 즉시 출고가, 소비자가에 반영해야 한다"며 "기업이 한 번 올린 소비자가격을 내리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짧은 기간 유례없이 올린 식품 가격을 반드시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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