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 충청북도청에서 만난 김영환 충북 도지사는 “지난해 출생아 수가 전국적으로 7.7% 감소한 상황에서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충북만 유일하게 1.5% 증가했고 1월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며 “충북은 지역 균형 발전과 대한민국의 성장을 보여주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충북은 출산장려금 1000만원 지급을 비롯해 전국 최초로 난자 냉동 시술비, 산후조리비용 지원 등 임신→출산→보육→재취업 등 전주기 지원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2022년 김 지사 취임 이후 SK, 현대차, LG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약 41조원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젊은 직장인의 유입이 늘어난 게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충북이 추진한 ‘중부내륙특별법’은 지난해 12월 국회 문턱을 넘었다. 중부내륙특별법은 중부 내륙의 발전과 권리 회복, 각종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특별법이 발효되면 환경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은 중부 내륙 8개 시·도, 28개 시·군·구의 체계적인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과 자연환경 보전이용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김 지사는 “그동안 대한민국은 수출 주도형으로 발전해 해안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졌고, 중부 내륙은 각종 규제로 희생만 강요받았다”며 “청주공항 민간 활주로 건설로 인한 물류비 절약, 민간 기업 투자, 관광 활성화 등이 추진되면 중부 내륙은 물론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올해 추진되는 저출산 정책은 무엇인가.
“현재의 출생아 수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 임산부를 국가유공자처럼 대우하기 위해 ‘임산부 예우조례’를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다. 또 난임 시술비 소득제한 폐지, 난자 냉동 시술 지원사업 확대, 냉동 난자 보조생식술 지원 등 난임 극복을 위한 정책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군(郡)지역 임산부에 대한 교통비 지원(50만원), 인구 감소지역 임산부의 태교 패키지 지원(40만원), 주요 관광‧문화시설 임산부 입장료 감면, 민원처리 우선 창구 확대 등 임산부 패스트 트랙(빠른 절차)도 본격적으로 발굴·추진한다. 현재 육아휴직이라는 명칭을 육아연수로 변경하기 위해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출산 가족에 혜택을 더 줘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충북에서 태어난 아이는 충북이 직접 키운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중부내륙특별법 통과는 어떤 의미인가.
“대한민국의 중심에는 충북이 있지만, 전국의 모든 물류는 인천에서 실어야 한다. 경부선에서도 충북은 벗어나 있다. 반면 수도권·충청권 주민의 식수와 산업용수를 담당하는 충주댐·대청댐 등 다목적댐과 백두대간 보호지역, 국립공원이 있다는 이유로 많은 규제를 받고 있다.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한 이정표가 필요했고 모든 내륙지역의 희생과 차별에 대한 정당한 권리와 보상의 길을 찾기 위해 중부내륙특별법 입법을 추진하게 됐다. 중부내륙연계발전사업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 시행령을 제정해 특별법의 실행력을 한 단계 높이겠다.”
─청주국제공항의 민간 전용 활주로는 왜 필요한가.
“많은 사람이 인천국제공항으로 가기 위해 최대 6시간씩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고 있다. 게다가 항공 물류는 99.6%가 인천국제공항에 집중돼 막대한 물류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이 국토의 중심에 있는 청주국제공항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청주국제공항은 현재 미군과 활주로를 같이 쓰고 있어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이 필요하다. 3월부터 자체 용역을 추진해 정부의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반영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도시농부와 도시근로자 사업은 무엇인가.
“앞으로 노동력을 충원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여성과 시니어(senior·연장자)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하루 8시간 노동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4시간 근무방식을 도입했다. 충북은 전국 최초로 도시의 유휴인력을 도시농부와 도시근로자로 육성하겠다는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만들었다.
지난해 2만17개 농가에 도시농부 6만5532명이 투입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도시농부는 4시간만 작업하고 농가는 외국인 노동자보다 숙련된 인력을 적은 인건비(농가부담 3만6000원)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성과를 인정 받아 ‘지방자치 경영대전 대통령상(대상)’을 받았다. 도시근로자도 지난해 77개 기업이 참여했고 1만1664명이 근무했다.”
─K유학생 1만명 유치 사업이 기대된다.
“K유학생 사업은 해외에서 온 유학생이 한국에서 3일간 일하고 3일간 대학을 다니면서 일과 공부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일해서 번 돈으로 대학등록금과 생활비를 충당하고 우리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유학생 비자발급을 위한 재정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일부 인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뒤 결과에 따라 사업 확대를 고민해도 좋을 것 같다.
이 사업이 성공하면 유학생에게는 교육과 새로운 진로의 기회를, 대학에는 유학생을, 일손이 부족한 농촌과 중소기업에는 근로자를 제공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지역 경제와 대한민국 발전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