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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여야, 검색만 해도 나오는 막말 못 걸러…고장난 ‘시스템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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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태우·장예찬·정봉주 등 부실 심사에 강성 지지층 눈치도

국민의힘, 잡음 줄이기 집착…민주당, 친명 계파 공천 우선

‘문제 발언’ 일단 넘어가…논란 불거지면 공천 취소 이어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지역구 공천 막바지에 막말·비리가 불거진 후보들의 공천을 연달아 취소했다. 다른 후보들의 부적절한 발언도 새로 드러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양당 모두 시스템 공천을 강조했지만 특정 계파와 당 주류에 유리한 시스템에서 막말·비리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천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을 키운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장예찬 후보의 부산 수영 공천을 취소했다. “난교를 즐겨도 전문성과 책임성 있으면 존경받을 수 있어야 건강한 사회”(2014년), “서울 시민의식이 일본인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2012년), “식용을 제외한 지구상 모든 동물이 사라졌으면 좋겠음”(2012년) 등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이 문제였다.

국민의힘은 지난 14일에는 5·18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에 ‘문재인 죽어도 그만’ 발언이 추가로 드러난 도태우 후보의 대구 중·남 공천과 ‘돈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된 정우택 후보의 충북 청주상당 공천도 취소했다. 17일 현재 국민의힘이 공천을 확정했다가 취소한 후보는 5명이다. 같은 날 민주당은 ‘DMZ 지뢰 피해자에 목발 경품’ 등 발언이 불거진 정봉주 후보의 서울 강북을 공천을 취소했다. 연거푸 쏟아지는 과거의 막말·망언과 비리 정황이 전체 선거 판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자 여야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장 후보나 민주당 정 후보의 경우 각각 친윤석열(친윤)계,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로 꼽혔다.

문제적 발언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17일 국민의힘 전북 군산·김제·부안갑에 공천된 오지성 후보가 과거 5·18민주화운동을 “광주 사태”라 표현하고 “김대중 선생님과 5·18로 우리는 하나임을 보여주는 행태는 내 고향 전라도 발전에 큰 장애물”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주당에선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노무현 불량품, 매국노’ 발언, 김우영 서울 은평을 후보의 ‘비겁자의 대가리를 뽀개버리자’ 발언 등이 비판 대상에 오른다. 역사학자인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해 “밤마다 여자애들 끼고 시바스리갈 처먹고” 등 원색적 발언을 했다.

이런 과거 발언은 인터넷에서 검색만 하면 찾을 수 있는 것들이어서 양당이 강조한 시스템 공천을 무색하게 한다. 이는 여야 모두 검증보다는 다른 데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경우 공천받는 인사의 자질보다 공천 과정의 잡음을 줄이는 데 집착하다 생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에선 공천 취소된 정 후보와 문제적 발언을 한 후보들 다수가 친명계 원외 인사란 점을 들어 계파 공천을 우선했기 때문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양당 모두 당내 공천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막말이나 이념성 발언이 큰 문제 없이 받아들여지다 상대당 후보와 부딪치는 본선을 앞두고서야 문제가 드러난다는 분석도 있다.

추가 공천 취소 등 파장이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중도층 여론을 고심하는 측은 후보들의 부적절한 과거 발언들이 추가로 드러나는 만큼 추가적인 공천 취소나 후보 사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과거 발언으로 공천을 취소하는 데 대한 당내 저항도 만만치 않다.

조미덥·김윤나영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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