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년물 투자 ETF' 3천억원 이상 순매수…연초이후 7~11% 평가손실
금주 3월 FOMC 결과 주시…시장금리 변동성 확대 가능성
국채 금리 상승 (PG) |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통화당국의 긴축에도 쉽사리 잡히지 않으면서 국내에 상장된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마이너스(-) 상태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 상위 ETF 가운데 미국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는 ETF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5위),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11위),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합성H)'(13위) 등이 있다.
개인은 올해 들어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1천526억원어치 순매수했으며,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는 795억원,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합성H)' ETF는 750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상품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7.04%, -11.01%, -9.69%다.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가 큰 ETF 대부분이 단기금리나 미국 나스닥지수, 반도체 등에 투자하는 상품들이고 이들 ETF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임을 고려하면, 국내 투자자들은 사실상 미국 장기채 ETF에서만 유독 평가손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ETF 수익률이 하락한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면서 금리가 재차 상승했기 때문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여, 금리가 상승했다는 것은 가격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한때 3.8%대까지 내렸다 반등해 지난주 다시 4.3%대로 올라섰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시기가 더욱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확산하는 분위기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P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해 시장 예상치였던 0.2%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 올라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주(19~20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3회에서 2회로 축소할 가능성도 열어 놔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SK증권 자산전략부는 "최근 연준 위원들의 코멘트를 고려하면 3월 FOMC 점도표 내 올해 인하 횟수는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될 전망"이라며 "시장금리는 3월 FOMC 이후 연중 최고점을 경신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3월 FOMC에서 연준은 금리를 동결할 것이며 새롭게 발표되는 점도표는 기존보다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은) 여전히 연내 3차례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3월 점도표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가 후퇴한다면 금리의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연내 인하라는 방향 자체에 주목하며 금리 반등 시 장기채 매수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내 인하 시점과 인하 폭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이어지겠으나 연내 긴축의 정도를 완화한다는 점은 유지되며 2분기부터는 박스권 상·하단이 점차 낮아지는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며 "시장금리의 하락세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나 연내 물가 둔화와 금리인하 기조 등을 고려하면 금리인하기 진입 때까지 금리 반등 시 장기채 매수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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