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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만화와 웹툰

수상하게 웃긴 문화재청 웹툰 '환수왕'…"재미와 의미 모두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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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승훈 작가 서면 인터뷰…"개그 7, 메시지 3 비율로 그려"

연합뉴스

웹툰 '환수왕'
[네이버웹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돈만 밝히던 고미술품 전문 경매사가 어느 날 구한말 대한제국 외교관인 고조부의 몸에 빙의한다.

되돌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주인공은 고종의 밀서를 전달하고, 한반도 유물을 모아둔 주한일본공사관까지 털게 된다.

네이버웹툰에 연재 중인 문화재청 브랜드웹툰 '환수왕'의 내용이다.

브랜드웹툰이라고 하면 기업이나 정부가 홍보를 위해 기획한 작품이어서 만화적 재미는 덜하다는 것이 통념이었다.

하지만 '환수왕'은 뭔가 수상할 정도로 재밌다. 주인공은 몸싸움에서 밀리자 택견 고수인 선조의 영혼을 소환하고, 요강을 귀한 삼국시대 유물이라고 속여 일본인 공사한테 거금을 뜯어내기도 한다.

웹툰 맨 아래 붙은 '본 작품은 문화재청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라는 안내문을 주의 깊게 보지 않는다면, 구한말 배경의 개그 웹툰으로 착각할 법하다.

연합뉴스

웹툰 '환수왕' 한 장면
[네이버웹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환수왕'을 그리는 좌승훈 작가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개그에 비중을 좀 더 두고 작품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메시지를 담으면서도 재미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그 7, 메시지 3 정도 (비율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의 전작을 살펴보면 인기 BJ가 되려는 교장을 다룬 '관종교장', 웹툰 작가를 구하기 위해 좀비와 맞서는 오타쿠(특정 분야에 심취한 마니아)를 그린 '좀비원정대' 등 모두 개그 장르다.

그만큼 독자를 웃기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는 소리다.

그는 "어떻게 하면 더 재밌어질까를 많이 고민했다. 작품 기획 의도 중 하나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웹툰'이라서 열심히 의도에 맞게 작업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그에 비중을 뒀지만,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고, 해외에 반출된 유물들을 환수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놓치지 않았다.

주인공이 긴박한 순간에도 일본 공사관에 숨겨진 금동반가사유상을 챙기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가 이토록 반가사유상에 목숨을 거는 것은, 그 유물이 훗날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 1870∼1964)에 의해 일본으로 건너가 한국에 영영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웹툰 '환수왕'을 기획한 이기홍 문화재청 활용정책과 주무관은 "문화재청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해도 재미가 없어서 콘텐츠로서의 경쟁력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가벼운 웹툰 형식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재미있게 본 드라마나 영화에도 메시지가 있는 작품들이 있다"며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처럼 누가 시켜서, 학습되어서가 아니고 우리가 (콘텐츠를 보고) 마음속에 변화가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웹툰 제작 과정에서 문화재청이 감수도 맡고 있다.

좌 작가는 "서울 중구 예장동의 옛 이름인 왜성대, 대감이나 특파대사 같은 호칭은 문화재청의 피드백을 통해 수정된 부분"이라며 "지금도 새로운 배경이나 인물이 나올 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인물들은 이름을 조금씩 바꿔 등장한다.

주인공 고조부인 이한수 대사는 이한응 열사를 모티브로 만든 인물이다.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대신 이토 히토부미, 이완용은 이완웅으로 각색했다.

환수왕은 총 50부작으로 기획됐으며, 현재 16화까지 공개됐다.

좌 작가는 "첫 번째 에피소드가 마무리되는 시점이고 세 개의 에피소드가 남아있다"며 "주인공이 청동 거울과 미래 지식을 활용해 문화유산을 지키며 현재로 돌아오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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