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한겨레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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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에 양문석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의 과거 ‘노무현 불량품’ 막말 논란에 대해 조처를 요구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정봉주 전 의원이 서울 강북을에서 공천을 받고도 ‘과거 막말’ 논란에 휩싸여 공천 취소가 결정된 가운데, 당내 예비후보들의 과거 발언들도 줄줄이 소환되는 모양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 전 총리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의 책임있는 관계자에 양문석 예비후보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양 예비후보는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인 2008년 5월 인터넷 언론 미디어스에 게재한 칼럼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노무현씨와 이명박씨는 유사불량품”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확인돼 입길에 오르고 있다.
양 예비후보는 이 글에서 “노무현씨가 재임 중 김대중 전 대통령 때문에 한국경제가 엉망이 되었다며 전직 대통령과 정부를 원망했듯이, 이명박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땜에 미국산 쇠고기 협상을 설거지 한다고 원망했다”며 “원망하는 것도 (두 사람이)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명박씨는 노무현씨와 유사품 취급을 당하면 당할 수록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도 함께 떨어질 것”이라며 “노무현씨의 실패 중 가장 큰 요인은 ‘끊임없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양 예비후보는 ‘미친 미국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선 “낙향한 대통령으로서 우아함을 즐기는 노무현씨에 대해 참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도 적었다. 이에 당내에선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등 당내 주요 정치지도자들을 폄훼해온 양 예비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 전 총리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만큼 민주당에 보낸 양 예비후보에 대한 조처 요구는 ‘공식 항의’의 성격을 띈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지도부는 곧 정 전 총리의 요청에 상응하는 조처를 협의해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정 전 총리의 요청과 관련해 확인된 내용이 없다. 양 후보는 해당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해 이미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어 추가적인 조처가 가능할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 예비후보가 2011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낼 당시 케이티(KT) 임원한테서 강남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은 사실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양 예비후보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던 최종원 전 민주당 의원과 국정감사 기간 서울 강남구의 한 술집에서 케이티 관계자에게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한겨레에 시인한 바 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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