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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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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난민 출신 뉴질랜드 국회의원, '명품' 훔친 혐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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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첫 난민 출신 국회의원으로 주목받았으나 고급 의류 매장에서 물건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골리즈 가라만(43)이 법원에서 자신의 혐의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절도 혐의가 불거진 지난 1월 의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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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즈 가라만 [사진출처=뉴질랜드 녹색당 사이트 갈무리]


13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현지 매체와 AFP통신은 뉴질랜드 녹색당 소속 의원이었던 골리즈 가라만이 오클랜드 지방법원에서 자신의 절도 혐의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가라만 전 의원은 지난해 말 오클랜드와 웰링턴의 고급 의류 매장에서 약 9000뉴질랜드달러(약 730만원) 어치의 옷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의 절도 의혹은 지난 1월 현지 언론에 처음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매체가 공개한 당시 매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한 여성이 주변을 살핀 뒤 옷을 훔쳐 자신의 가방에 넣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가라만 전 의원은 자신이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며 의원직을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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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훔쳐 가방에 넣는 골리즈 가라만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사진출처=뉴질랜드 헤럴드 유튜브 갈무리]


당시 그는 성명을 통해 자신의 행동이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며 정신 건강에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상담했던 정신건강 전문가는 내 행동이 극도의 스트레스에 따른 반응이며 이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트라우마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 정신 건강 문제 뒤에 숨고 싶지 않으며 후회할 행동을 할 것에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지만, 직접적으로 절도 혐의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녹색당의 공동 대표 제임스 쇼는 그의 사임이 올바른 결정이었다면서도 "가라만이 국회의원 임기 동안 지속적인 위협을 받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그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2019년 살해 위협을 받아 경찰의 보호 조치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비난받기도 했다.

가라만 전 의원은 1981년 이란에서 태어나, 이란·이라크 전쟁 직후인 1990년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로 정치적 망명했다. 이후 법학을 공부한 뒤 인권변호사로서 국제 형사재판소에서 일했다. 2017년 뉴질랜드 국회에 입성했으며, 2020년과 2023년 총선에서도 임기 3년의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뉴질랜드 법원은 오는 6월 가라만 전 의원의 절도 혐의와 관련해 선고할 예정이며, 유죄가 확정되면 최장 7년 형에 처할 수 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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