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 독주' 폴더블 디스플레이, 中 BOE 추격에 휘청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 브랜드별 점유율/그래픽=이지혜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주하던 전세계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폴더블 폰 대중화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화웨이 등 경쟁사들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추격을 시작했다.

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BOE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256만대로, 삼성디스플레이(125만대)를 2배 이상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출하량에 따른 전세계 점유율도 각각 54.9%, 26.8%로 BOE가 삼성디스플레이보다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DSCC(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는 지난해 4분기에 이미 BOE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삼성디스플레이를 추월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올해 화웨이와 아너 모두 폴더블폰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상반기 내내 중국 기업들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 우위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화웨이가 이달 메이트X5와 포켓2 등 폴더블 폰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맞춰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 출하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 때문에 자사 디스플레이 기업을 활용하면서 BOE의 출하량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BOE는 삼성디스플레이 뒤를 부지런히 뒤쫓아왔다. 출하량과 매출 두 분야 모두 격차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출하량 기준 2021년~2023년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 글로벌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89.7%→ 83.9%→67.8%로 줄었다. 반대로 BOE는 7.5%→15.6%→21.8%로 꾸준히 비중을 키워왔다. 같은 기간 매출 기준으로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줄어든반면 BOE는 늘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LCD(액정표시장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단순한 폼팩터는 폴더블 폼팩터로 진화해왔다. 한정된 시장 수요 안에서 혁신을 꾀하면서 폴더블 폰 시장이 커졌고, 삼성전자 외에도 화웨이와 아너 등 다른 기업들도 폴더블 폰 시장에 뛰어들며 독주 체계가 무너진 것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폴더블 디스플레이 물량을 늘리고 있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마냥 안심할 수 있다고 하긴 어렵다"며 "공급량이 늘어나면 기술력도 축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급사의 폴더블 폰 출시 일정과 계약에 따른 분기별 폴더블 디스플레이 출하량 부침이 전체적인 시장 흐름을 나타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폰 신제품을 내놓는 8월에 맞춰, 올해 2분기엔 또 다시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440만대로 크게 늘어날 예정이다. 같은 기간 BOE의 출하량은 225만대에 불과하다. DSCC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하반기에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 리더십을 되찾고 2024년 연간 기준 화웨이에 비해 큰 차이로 선두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단순한 출하량과 매출뿐만 아니라 기술력 차원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와 BOE를 동일 선상에 두고 비교하긴 어렵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의 우위를 유지하겠단 계획이다. 기술 격차를 유지한다면 오히려 중국 업체가 들어오면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활성화돼, 기술 경쟁력을 갖춘 삼성디스플레이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패널을 안팎으로 양방향 접을 수 있는 '플렉스인앤아웃', 5배 이상 길이가 늘어나는 '롤러블 플렉스', 모니터와 노트북 모두로 활용가능한 플렉스 노트'등 을 올해 초 선보였다.

또다른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 차원에선 국내 기업이 4~5년 정도 앞서 있다"며 "차세대 제품을 개발해 또 다시 앞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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