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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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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붉은색 응원도구 나눠준 K리그2 충남아산... '정치 중립 위반'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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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응원도구 나눠주고 호응 유도...
이번주 내로 연맹에 경위서 제출해야
한국일보

9일 충남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홈 개막전에서 붉은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충남아산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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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국회의원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경기 도중 붉은색 응원도구를 나눠주며 호응을 유도한 프로축구 K리그2 충남아산이 정치적 중립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2일 경기감독관 보고서 내용에 따라 충남아산 구단에 금주 내로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연맹은 충남아산이 지난 9일 충남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2024시즌 홈 개막전에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충남아산을 상징하는 색은 파란색으로, 통상 홈에서는 홈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한다. 하지만 이날 충남아산은 파란 홈 유니폼 대신 이번 시즌 새롭게 공개한 붉은색의 세 번째 유니폼을 입었다. 뿐만 아니라 구단 측은 충남아산 서포터스에게 빨간색 응원 도구와 깃발 등을 나눠줬고, 흔들기 등 호응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에는 구단주인 박경귀 아산시장과 명예구단주인 김태흠 충남도지사(이상 국민의힘)도 발걸음해 격려사와 시축을 했다.

연맹은 "서드 유니폼은 연맹이 사전에 승인했고, 유니폼은 연맹 규정을 벗어나지 않는 한 구단이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서도 붉은색 응원 도구를 나눠주며 호응을 유도한 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봤다. 또 연맹 보고서에는 이날 정당 서너 곳이 장외에서 유세 활동을 벌인 것으로 나온다.

충남아산 서포터스 아르마다 역시 구단의 정치적 행보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아르마다는 "홈 경기 당일 아침에 구단이 제작한 붉은 깃발을 사용할 것을 요청받았으나 반대 의사를 정확히 밝혔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 도중 구단으로부터 붉은 깃발 사용을 요구받자 미리 준비한 항의성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구단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구단은 지난달 23일 2024시즌 유니폼을 공개하면서 "아산시에서 6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성웅이순신축제를 기념하고,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책임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실제 이순신 장군복의 붉은색 색상을 바탕으로 장군 검 모양을 은은하게 삽입해 선수들의 투철함과 절실함을 녹여냈다"고 밝혔다. 구단은 붉은 유니폼은 서드 유니폼이 아닌, 두 종류의 2024시즌 홈 유니폼 중 하나일 뿐이고, 내달 열릴 성웅이순신축제를 기념하거나 특집 유니폼으로 주로 판매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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