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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13일에 발표된 미국의 지난 1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1년여 만에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로부터 한달이 지난 12일(미국 현지시간) 투자자들은 지난 2월 CPI를 확인하게 된다. 이번에도 CPI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뒤흔들고 증시 랠리를 테스트하는 시험대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 2월 CPI는 12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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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CPI, 크게 낮아지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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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난 2월 CPI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휘발유 가격과 주거비, 자동차 보험료 등이 오르며 CPI 상승률이 둔화되지 않았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2월 CPI는 전월에 비해 0.4% 올라 상승률이 지난 1월의 0.3%보다 확대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간 상승률은 지난 1월과 같은 3.1%를 유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 2월에 0.3%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1월의 전월비 상승률 0.4%보다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지난 2월 근원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3.7%로 지난 1월의 3.9%보다 둔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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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 전망에도 결정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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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O 캐피털마켓의 금리 전략가인 이안 린겐과 베일 하트먼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 CPI는 지난 1월 CPI 발표 이후 유동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던 시장의 통화정책 기대감에 "잠재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의 기대대로 지난 2월 근원 CPI 상승률이 지난 1월보다 낮게만 나온다면 투자자들은 연준이 치러온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며 편안하게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지난 2월 근원 CPI 상승률이 지난 1월보다 낮아지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의 고착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인플레이션 지표로 최대의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오는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뒤 분기마다 한번씩 발표하는 경제전망요약(SEP)을 내놓는다. 이번 CPI는 이 SEP에 포함되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구체화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말에 발표된 SEP 내 금리 전망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3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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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금리 인하 기대감, 6월로 미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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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이션은 2022년 중반에 정점을 찍고 급격히 하락했지만 최근들어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의 첫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오는 5월에서 6월로 미뤄졌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19~20일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97%에 이른다. 오는 4월30일~5월1일 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도 81%에 달한다.
오는 6월11~12일 FOMC에 이르러서야 금리 동결 가능성이 28%로 줄어든다. 오는 6월 FOMC에서야 처음으로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59.4%로 절반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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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 파고, 인플레 전망 상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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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 파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사라 하우스는 최근 고객 노트에서 "올해 인플레이션 추세가 다시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향후 몇 달간 인플레이션 하락세에서 뚜렷한 진전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목표치(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는 더 많은 확신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웰스 파고는 향후 몇달간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며 올해 근원 CPI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3.3%로 상향 조정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2.2%에서 2.5%로 높였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지난 2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대 인플레이션도 연준의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았다. 응답자들은 1년 후 인플레이션을 3%로 전망했으며 3년 후 인플레이션은 2.7%로 떨어졌다가 5년 후에는 2.9%로 다시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측정하는 "고착적 물가"는 지난 1월에 전년비 4.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착적 물가는 주거비과 보험료 등 단기간에 하락하기 어려운 항목에 가중치를 부여해 산정한 인플레이션 지표다.
오는 14일에는 지난 2월 생산자 물가지수(PPI)도 발표된다. 이는 생산자가 도매 수준에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받는 가격을 측정한 것이다. 이번 CPI와 PPI는 오는 19~20일 FOMC 전에 연준이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인플레이션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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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로 증시 하락시 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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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월 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발표된 지난 2월13일, S&P500지수와 다우존스지수, 나스닥지수는 CPI 발표 당일 수익률로는 2022년 9월13일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CPI 발표 당일 기준으로 2020년 3월11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급락했다.
마찬가지로 지난 2월 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돈다면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아예 올 7월 이후 하반기로 연기되면서 증시가 하락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월가의 대표적인 낙관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지난 2월 인플레이션이 계절적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증시가 하락한다면 매수 기회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리는 계절적 영향이 3월이면 사라지고 근원 CPI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인 주거비와 자동차 보험료가 올 하반기에는 낮아져 조만간 인플레이션이 다시 뚜렷한 하락 추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주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금리 인하가 머지않았다"고 밝힌 점과 지난 8일 발표된 지난 2월 실업률이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중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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