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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머스크 vs 올트먼, 오픈AI 설립 취지 놓고 격화된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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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오픈AI 고소…영리 추구는 계약 위반
오픈AI, 머스크 이메일 공개…정면 반박
현지 분위기는 머스크에게 부정적
[아로마스픽(83)]3.4~8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반도체(Semiconductor), 보안(Security)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한국일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에 6년 전, 투자자로 한솥밥을 먹었던 일론 머스크로부터 수신한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 이메일엔 회사 설립 목적과 경영 방침 등에 관련된 내밀한 내용들이 포함됐다. 오픈AI 측의 이번 이메일 공개는 향후 머스크의 사실과 다른 공세가 이어질 경우, 해당 내용과 관련된 이메일을 추가 반박자료로 얼마든지 재공개할 것이란 방침으로도 읽혔다. 오픈AI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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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사업은 계약 위반이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원래부터 영리법인으로 가려고 했던 장본인이 머스크다.”(오픈AI)

사실상 진흙탕 싸움 수순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 배를 탔던 동지로 예상하긴 어려운 공세 수위다. 감정까지 스며든 양측의 공방은 이미 법정 소송전으로 치닫고 있다. ‘챗GPT’ 출시(2022년 11월)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개화시킨 오픈AI 설립 멤버들의 정면충돌 얘기다. 지난 2015년 당시 오픈AI 창업을 주도한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투자자로 동참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최근 첨예하게 대치하면서 빚어진 갈등이다. 이 과정에선 사업상 보안 사안으로 점쳐진 내밀한 내용의 과거 이메일까지 폭로되고 있다.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는 머스크의 강공에 적극적인 맞대응 카드로 나선 올트먼의 반격도 만만치 않게 전개되면서다. 올트먼과 함께 오픈AI를 잉태시켰지만 경영 방침에서 틀어진 머스크가 지난 2018년 결별 이후 6년 만에 불편한 캐릭터로 돌아온 셈이다.

선제 공격 나선 머스크, 법정 소송 나서

한국일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9월 13일 인공지능(AI) 규제에 관한 비공개 포럼이 열렸던 워싱턴 의회에 도착하면서 넥타이를 고쳐 매고 있다. 이날 포럼엔 머스크를 비롯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사티아 나델라 MS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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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문은 머스크 측에서 먼저 열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오픈AI와 올트먼을 상대로 “영리사업 중단과 더불어 AI 기술도 오픈소스로 공개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전날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제기했다. 올트먼은 35페이지 분량의 이 고소장에서 “이날까지도 오픈AI의 웹사이트는 이 회사의 사명이 범용인공지능(AGI)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주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실에서 오픈AI는 폐쇄형 소스로, 글로벌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회사로 사실상 변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머스크는 또 2015년 자신이 오픈AI 공동설립자 그레그 브록먼의 제안에 "인류의 이익을 위한 AGI를 개발하는 비영리 연구소를 만들기로 합의했다”면서 “이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전 세계와 공유하는 것이 핵심적인 의도였다”고 전했다. 오픈AI의 설립 취지였던 공익 실현이 훼손되면서 자신이 법정 소송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머스크는 이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자신이 오픈AI에 4,400만 달러(약 588억 원) 이상을 기부했고 초기에 사무실 임차료까지 내줬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오픈AI의 성장엔 머스크의 지원이 마중물 역할을 톡톡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오픈AI에 대해선 구체적인 불이익까지 가해져야 된다는 내용도 적시했다. “오픈AI에서 불법적인 관행의 결과로 번 돈을 포기하도록 명령해 달라”고 법원에 요구한 머스크는 “오픈AI가 MS와 올트먼 개인에게 이익을 주는 행위를 중단하고 모든 연구 성과와 기술 또한 공공에 개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자신은 불특정 금액의 손해를 입었다”며 “이번 소송 결과로 배상을 받게 되면 이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반격 나선 오픈AI, 고소장 내용과 다른 취지의 머스크 이메일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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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18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다보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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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도 맞받아쳤다. 5일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픈AI는 자사 블로그에 우선 “머스크가 영리사업 계획을 지지한 가운데 구글 등에 대적하기 위해선 수십억 달러를 모아야 한다는 입장까지 밝힌 바 있다”며 이런 취지로 기술된 6년 전, 머스크의 이메일(2018년 2월 1일 오전 3시 52분)까지 외부에 공개했다. 오픈AI는 또 머스크가 4,500만 달러(약 600억 원) 이하를 지원했고 다른 기부자들이 9,000만 달러(약 1,201억 원) 이상을 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픈AI 측이 1억 달러(약 1,334억 원)를 모으려고 했지만 머스크가 이에 반대하면서 모금 규모가 더 커야 한다고 요구했다는 내용까지 첨부했다. 수익 창출과 거리를 둔 비영리 목적에서 오픈AI의 지원에 주력해왔다고 강조했던 머스크 주장과는 180도 상반된 내용이다.

오픈AI는 또 “머스크가 AGI를 위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 않는 방안을 승인했었다”면서 "오픈AI의 '오픈'은 AI를 만든 뒤 그 과실을 모두가 향유해야 한다는 의미에 머스크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오픈AI는 특히 “머스크가 오픈AI에 대한 기업들의 영향력에 대해 항상 반대한 것도 아니다”라며 머스크가 테슬라와의 합병까지 제안한 바 있다”고 폭로했다. 이와 함께 테슬라가 오픈AI의 수익창출원(캐시카우)이 될 필요가 있다는 시각에 동조한 가운데 머스크가 오픈AI의 주요 지분은 물론 오픈AI의 CEO직을 원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오픈AI 측의 이번 이메일 공개는 향후 머스크의 사실과 다른 공세가 이어질 경우, 해당 내용과 관련된 이메일을 추가 반박 근거로 얼마든지 재공개할 것이란 방침으로도 읽혔다.

오픈AI는 끝으로 “우리가 깊이 존경했고 우리가 더 높은 목표를 갖도록 영감을 준 인물이 우리에게 실패할 것이라 말하고 경쟁업체를 출범시킨 데 이어 우리를 고소한 데 대해 슬프다”고 말했다.

양측의 논란에 대한 여론은 머스크에게 부정적인 분위기다. 전기차(테슬라)와 우주과학(스페이스X) 분야 등에선 탁월한 족적을 보였던 머스크가 최근 대세로 자리한 AI 분야에선 고전 중인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진단에서다. 실제, 생성형 AI 시장 경쟁에 후발주자로 참전한 머스크는 지난해 스타트업 ‘xAI’를 설립하고 챗봇인 ‘그록’도 선보였지만 존재감 측면에선 미미한 게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도 머스크가 올트먼에 대해 법정 소송까지 나섰지만 반응은 썰렁한 것 같다”며 “올트먼에 대한 소송도 결국엔 머스크 자신이 부족한 AI 분야의 선두주자를 흠집 내기에 불과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앙숙 관계임에도 AI 역량 확보엔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8일 미라 무리타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머스크와 올트먼 등과 함께 'AI에 강한 수학 기초가 중요하다'란 제목의 공개서한에 서명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전했다. 이 서한엔 머스크와 샘 올트먼을 포함해 새미 벤지오 애플 머신러닝 연구 수석이사, 세바스티앙 부베크 마이크로소프트 연구 부사장, 브라이언 카탄자로 엔비디아 부사장, 제프 딘 구글 딥마인드 수석 과학자 등 미국 AI 업계 리더들이 대거 서명했다. 이들은 "AI는 사회를 변화시킬 준비가 됐고 미래에 대비하려면 미래 인력 교육이 필수적"이라며 "대수학 미적분학, 확률 등 수학적 개념은 현대 AI 혁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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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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