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남성을 상대로 경찰이 음주 재측정 기회를 주고 처벌 수위를 낮췄다는 제보가 어제(8일) JTBC '사건반장'에 보도됐습니다.
'음주운전 헌터올빼미'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제보자는 지난 3일 충남의 한 식당을 찾았다가 술을 마시고 차량을 운전하는 남성을 목격했습니다. 당시 이 남성의 테이블엔 소주 2병 이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제보자는 곧장 음주 차량을 차로 뒤쫓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잠시 후, 출동한 경찰에 의해 남성이 붙잡혔는데, 제보자는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음주 운전자에게 너무나도 관대한 경찰의 모습을 본 겁니다.
경찰의 지시로 도로 갓길에 차를 댄 남성은 음주 측정을 했습니다. 제보자에 따르면 음주 측정에서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3%였습니다. 이는 면허 취소 수준에 해당합니다.
만취한 음주 운전자가 현행범으로 붙잡힌 셈인데, 경찰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남성이 "소주 반 병를 정도 마셨다"고 하자, 경찰이 "물을 최대한 드시고 혈액 채취를 하라"라며 "본인이 억울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한 겁니다. 경찰은 또 "만약 채혈을 안 한다면 한 번 더 부는 걸로 하자"라고 권하기도 했습니다.
원칙상 음주 측정은 바람을 제대로 안 불어 측정이 안 되는 경우를 제외하곤 입으로 딱 1회만 불 수 있습니다. 이의를 제기할 경우엔 '채혈'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경찰이 원칙을 어기고, 남성에게 입으로 부는 음주 측정을 한 번 더 하게 해준 겁니다.
원칙을 무시한 경찰의 제안에 남성은 재측정 직전까지 쉴 새 없이 물을 마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다시 한번 "물다 드신 거냐. 한 번 더 드시라", "면허 정지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는데요. 남성은 이에 "배려를 엄청 잘해주신다"며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면허 취소'에서 '100일간 면허 정지'로 처벌 수위가 낮아진 겁니다.
이를 목격한 제보자는 "경찰과 음주 운전자 간에 웃으며 장난을 주고받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음주 사망 사고가 큰 논란인데 경찰이 앞장서서 죄를 깎아주려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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