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최다 표적 50인 중 절반 이상이 韓 스타
“K팝 국제적 성공에 한국사회 성차별·여성 혐오 탓”
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39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성평등 행위와 관련된 사례를 설명하자 야유를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르몽드는 7일(현지시간) 지난 1월 말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 사진이 합성된 음란 이미지가 온라인에 퍼져 논란이 된 일을 거론하며 “이런 일이 놀랍지 않은 나라가 있다면 바로 한국”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오랫동안 ‘몰카(몰래카메라) 공화국’으로 불린 한국은 이제 ‘딥페이크 공화국’”이라고 꼬집었다.
르몽드는 온라인 합성 음란물이 한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문제였으며 이미 일상적인 일이 됐다고 전했다. 희생자는 여가수들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네덜란드 딥페이크 탐지 회사 딥트레이스의 헨리 아이더는 “이미 2019년에 관련 피해를 본 전 세계 유명인 중 25%가 K팝 스타였다”고 말했다.
르몽드는 5년이 지난 지금 이런 추세가 실제로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이 매체가 음란물 딥페이크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5개 동영상 플랫폼을 조사한 결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표적이 된 유명인 50명 중 절반 이상(56%)이 한국 스타로 드러났다.
이에 르몽드는 K팝의 국제적인 성공이 이런 부작용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K팝이 동아시아에서 북미, 유럽, 중동으로 수출되면서 팬층이 늘어나고 있고, 자연스레 이들 스타는 세계 각지에서 판타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르몽드는 또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온라인에서 퍼지는 여성 혐오가 이런 음란물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신체적, 언어적 공격이 주를 이뤘던 성차별 공격이 디지털 방식으로 이어졌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몰카라는 것이다.
미국 예일대에서 관련 문제를 연구한 최미라 씨는 이 매체에 “이것은 여성 혐오의 역설을 반영한다”면서 “남성은 자신을 해방하려는 여성을 싫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상상하는 성적 대상과 일치하는 여성은 열렬히 좋아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현상에 딥페이크 기술이 더해져 여성이 본인도 모르게 음란물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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