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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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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픽!] 자기가 만든 게임에 갇힌 회사원…'서과장은 산재처리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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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고대 그리스 건축가 다이달로스는 미노스 왕을 위해 아무도 빠져나갈 수 없는 복잡한 미궁을 만들었다. 미궁이 완성된 뒤 다이달로스는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그 안에 갇힌다.

연합뉴스

웹툰 '서과장은 산재처리 됐을까'
[네이버시리즈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웹툰 '서과장은 산재처리 됐을까'는 이처럼 자기가 만든 게임 속에 갇혀버린 회사원의 이야기를 그린 게임 판타지다.

게임 회사에서 기획자로 일하는 서사혁 과장은 신작 게임 '누벨 판타지' 서비스를 앞두고 석 달 내리 야근에 시달리다가 그만 쓰러지고 만다.

잠시 후 그가 깨어난 곳은 자신이 만든 게임 속이다. 어린 딸이 있는 현실로 서둘러 돌아가기 위해 서 과장은 게임을 끝까지 깨기로 마음먹는다.

이미 게임 속 설정이나 공략법 등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기획자이기에 어려운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한 가지 큰 함정이 있다.

바로 과거의 서 과장이 돈이 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그 속에 과금 요소를 잔뜩 넣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용자가 이른바 '현질'(현금을 써서 게임 아이템을 사는 행위)을 하지 않으면 게임을 깨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맨몸의 서 과장은 게임 속에서 온갖 어려움에 봉착한다. '폐급 검사'라는 별 볼 일 없는 직업을 부여받고 쇳가루가 우수수 떨어지는 녹슨 검 한 자루만 쥐게 된다.

기획 단계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넣어뒀던 '확률템'(일정 확률로 습득 또는 작동하는 아이템)을 직접 마음 졸여가며 쓴 뒤에는 다시는 확률템을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여기에 인간미 없는 성격 탓에 동료를 모으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서 과장은 '마나'(마력)가 부족한 힐러 레이민, 기억을 잃은 마법사 레나, 죄책감에 시달리는 탱커 닐 등 어딘가 부족한 이들을 하나씩 영입하며 조금씩 팀의 모양새를 갖춘다.

연합뉴스

웹툰 '서과장은 산재처리 됐을까'
[네이버웹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벅찬 현실을 살던 주인공이 어느 날 게임에 빙의되는 이야기는 그간 많이 나왔지만, 이 웹툰만의 매력은 주인공이 자승자박의 상황에 빠지고,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며 조금씩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다.

제목도 독특하다. 게임 속에서 서 과장의 활약을 지켜보다가도 문득 현실에서 과로로 쓰러진 그는 산재 처리를 받았을지 궁금해진다.

보통 게임 판타지 웹툰은 웹소설을 원작으로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웹툰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덕분인지 작품 초반에 설정이나 인물 설명에 긴 시간을 쏟지 않고, 빠르게 사건을 풀어간다.

서 과장이 다이달로스처럼 현명하게 자신이 만든 미궁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이카로스처럼 실패하고 말지 그의 모험을 지켜보고 싶어진다.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 리코에서 제작했다. 네이버웹툰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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