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이글스 자체 연습경기에서 KBO로 복귀한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대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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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전=윤세호 기자] 명불허전이었다. 최고 무대를 정복한 날카로운 커맨드에 다채로운 볼배합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한화 류현진(37)이 12년 만에 다시 오른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마운드에서 괴력을 선보였다.
150㎞를 찍는 괴물 투구는 아니었다. 하지만 정교함과 다양함에 있어 보통 투수와는 차원이 달랐다. 류현진은 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홈 유니폼을 입은 홈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역대급 관심을 받는 청백전에서 46개의 공을 던지며 3이닝 1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했다.
실점은 있었으나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몸쪽을 파고드는 포심 패스트볼. 2019년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으로 만든 컷패스트볼은 역시 류현진이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지난해 쏠쏠하게 사용한 커브도 위력적이었다. 장기인 체인지업이 손에서 벗어나는 모습이 있었으나 아직 시범경기도 돌입하지 않은 시점이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이날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143㎞였다. 야구장 전광판에는 144㎞가 찍혔다. 구단 장비와 전광판 구속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다. 구종 분포도는 포심 패스트볼이 23개, 커브가 10개, 체인지업이 9개, 컷패스트볼이 4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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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가벼웠다. 류현진은 정은원, 문현빈, 김태연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예리한 로케이션을 이룬 포심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구종을 섞었다. 문현빈을 컷패스트볼로 3루 땅볼, 김태연도 몸쪽 컷패스트볼로 스탠딩 삼진을 만들며 컷패스트볼의 부활을 알렸다. 지난해 이상하게 실투가 많았던 컷패스트볼이 살아나면 KBO리그 정복이 한층 수월할 수 있다.
다음 이닝에서는 위기와 마주했다. 채은성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이진영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으나 하주석과 승부하는 과정에서 폭투로 1사 3루가 됐다. 계속된 하주석과 승부에서 이전에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는 공이 볼 판정을 받았고 이후 결과적으로 볼넷을 허용했다.
이날 처음으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이 가동됐는데 전반적으로 좌우는 넓고 아래는 좁은 인상이었다. 하주석을 상대할 때 볼로 판정된 공도 스트라이크존 하단으로 향하는 공이었다.
류현진은 1사 1, 3루에서 이재원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실점했다. 하지만 이명기를 2루 땅볼로 돌려세워 추가 실점은 피했다.
마지막 이닝인 3회초는 다시 삼자범퇴였다. 박상언을 2루 플라이, 김강민을 몸쪽 낮은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포심에 앞서 커브도 몸쪽으로 넣어 카운트를 선점했다. 커브 다음 30㎞ 가량 구속 차이가 나는 공을 던지는 류현진 다운 볼배합과 정교함이 빛났다. 정은원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이날 투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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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에는 강속구 투수였다. 위기에서 150㎞가 훌쩍 넘는 공을 던졌다. 하지만 강속구가 영원할 수는 없다. 투수라면 누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속이 준다. 류현진도 그렇다. 그런데 구속이 줄었음에도 빅리그에서 맹활약했다. 투수의 교본을 보여주듯 스트라이트존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들의 타이밍과 시야를 두루 흔들었다.
포심 140㎞ 이상만 꾸준히 유지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커브가 업그레이드됐고 이날 경기에서 회심의 구종인 컷패스트볼도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평균자책점 2.32로 이 부문 내셔널리그 1위에 올랐을 당시 류현진의 최고 구종은 컷패스트볼이었다. 체인지업까지 정상궤도에 오르면 빅리그 에이스의 KBO리그 귀환이 이뤄질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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