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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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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성감독이 만든 상업영화 1편…성별 불균형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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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캐릭터 성별 고정관념 벗어나지 못해”

아시아경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소개 및 활동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임순례 센터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왼쪽은 심재명 센터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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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창작 인력과 서사의 성별 불균형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7일 발표한 '2023년 한국 영화 성인지 결산'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개봉한 순제작비 30억원 이상 상업영화 35편 중 여성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는 '교섭'(감독 임순례) 한 편에 불과했다. 여성 감독은 1명(2.7%) 여성 제작자는 22명(23.9%), 여성 프로듀서는 13명 (23.6%), 여성 주연은 9명(25.7%), 여성 각본가는 12명(21.8%)으로 전년 대비 제작자·프로듀서·주연이 증가하고 감독·각본가 수가 감소했으며, 촬영 감독은 0명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저예산 상업영화와 독립·예술영화를 포함한 183편 중 여성 감독 비율은 22.8%(49명)로 집계됐다. 제작자는 77명(24.8%), 프로듀서는 71명(31%), 주연은 81명(40.7%), 각본가는 67명(30.7%), 촬영 감독은 18명(8.1%)으로, 전년 대비 감독·제작자·각본가가 증가하고 프로듀서·주연·촬영감독이 감소했다.

영진위는 "지난 몇 년간 독립·예술 영화에서 여성 감독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에 비해, 고예산·상업 영화에 참여하는 인력의 성비 불균형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공개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 영화 7편 중 여성 감독과 촬영 감독은 없었고, 제작자는 4명(50%), 여성 프로듀서는 3명(37.5%), 여성 주연은 5명(83.3%), 여성 각본가는 1명(16.7%)으로, 전년 대비 여성 감독과 각본가 수가 감소했지만, 주연은 늘었다. '정이', '길복순', '발레리나' 등 여성 배우 주연작이 지난해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영진위는 "OTT 오리지널 영화에서 보인 여성 주연의 활약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영화계에서는 투자가 위축되며 여성에게 돌아갈 기회가 더 줄었다고 분석했다. 영진위는 "한국 영화 창작 인력과 서사의 성별 균형은 팬데믹 이후 퇴보하는 조짐을 보인다"며 "영화계의 전반적인 투자가 축소되고 제작이 위축되고 있어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흥행 30위 작품을 분석한 결과, 스크린 안에서 재현되는 양성평등 캐릭터 분석을 위한 벡델테스트 통과 작품과 스테레오타입 테스트에 해당하는 작품 편수는 증가했다. 영진위는 "여성 캐릭터들이 양적으로는 증가했지만, 서사적으로는 성별 고정관념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2016년 이후 한국 영화 창작 인력과 서사의 성별 불균형은 다소 개선되는 듯했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퇴보하는 조짐을 보인다. 영화계 전반적인 투자가 축소되고 제작이 위축되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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