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민주, 국민의힘 ‘유영하·도태우’ 공천에 “탄핵의 강 돌아와, 박근혜 수사 한 검사는 누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재명 “朴 탄핵의 원인이 되었던 사람들 공천”

정청래 “尹 검은 속내를 파악 못 할 바보들 아냐”

서영교 “탄핵 공천”

유영하에 밀린 홍석준, 반발 “시스템 공천? 아냐”

세계일보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유영하 변호사의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대구=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을 이끌었던 유영하·도태우 변호사가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나란히 공천을 받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으로 돌아왔다”며 총공세 나서는 모양세다.

7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전날 서울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을 찾아 “(국민의힘이) 박근혜 탄핵의 원인이 되었던 사람들을 공천하지 않았냐”며 “‘우리는 아무 잘못한 게 없다, 탄핵은 잘못되었다’고 국민들에게 주장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은 속내를 파악 못 할 바보들이 아니다”라며 “탄핵당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변호사를 공천하면 탄핵의 추억이 더 생각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탄핵 된 박근혜 변호사를 공천하는 것을 보니 국민의힘이 다급한가 보다”라며 “박근혜 수사를 한 검사가 누구인가. 사욕을 위해서 별짓을 다 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윤석열 대통령까지 겨냥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국민의힘 공천은 탄핵당했던 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인 유영하·도태우를 공천한 탄핵 공천”이라고 날을 세웠고, 서은숙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공천 농단”이라고 질타했다.

최민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 눈높이 운운하더니 고인 물, 썩은 물도 부족해 국민의 손에 탄핵된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총선을 치르겠다니 ‘도로새누리당’임을 인증한 꼴”이라며 “국민이 이룬 위대한 민주주의 혁명을 정면 부정하는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세계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회고록 출간 기념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구=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주당 대구시당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 본인이 수사해서 징역 24년이 확정된 범죄인의 변호를 맡았던 사람들을 공천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를 ‘용산 핫바지’ 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국민을 버리고 ‘이승만·박정희·박근혜의 힘’으로 총선을 치른다면 대구 시민의 준엄한 심판을 기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유영하 변호사를 대구 달서갑에 단수 공천하고 이 지역 현역인 홍석준 의원을 공천 배제(컷오프)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는 현역 임병헌 의원을 누르고 대구 중·남 공천을 확정 지었다.

대구·경북, 강성 보수층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향수가 여전한 만큼 이번 총선에서 유 변호사의 영향력이 확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올 정도다.

세계일보

유영하(오른쪽) 변호사가 지난달 5일 오후 대구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도서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1·2' 출간기념회에서 발언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5일 대구에서 열린 회고록 출간 기념 콘서트에서 ‘정치 일선은 물러났지만, 국민을 위해 앞으로 힘닿는 대로 역할을 하고 싶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이미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저는 정치 일선을 떠났고 또 정치를 다시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가 재임 중에 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아쉬움은 있고 누군가가 이제 그것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했다.

그는 “정치는 하지 않겠지만, 제가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너무 크고 감사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제가 할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해서 보답해 드리겠다”고 우회적으로 유 변호사 지원 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건강 문제, 회고록 집필 때문에 밖으로의 외출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국민 여러분을 자주 만나려고 한다”며 “시장을 다니거나 주변에 관광지 이런 데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많이 뵐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북콘서트 무대에는 수감 시절 유일하게 면회를 허용했던 최측근 유 변호사와 허원제 정무수석이 함께했다. 유 변호사는 이번 총선에서 대구 달서갑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상태였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로 여권 내부에선 박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총선 후보 중 유일하게 챙기는 인사로 평가된다. 도태우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이끌며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해왔다.

세계일보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의 공천 배제 결정에 이의를 신청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공천 배제 홍 의원은 지난 6일 당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영하 변호사 단수추천 의결이 큰 오점으로 작용해 국민의 신뢰와 믿음을 잃어버려 제22대 총선의 악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 4년 동안 총 530번의 언론(방송)활동을 통해 야당의 가짜뉴스 왜곡·선동에 적극 대응했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103건에 달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다양한 특위 위원으로 활약하며 국민의힘이 정책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쌓는 데에 적극적인 역할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서구갑 지역 책임당원 수를 3년 만에 3배 이상 끌어올리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도 냈다”며 “그래서 더더욱 공관위의 유영하 변호사 단수 추천 의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 지금까지 잘해온 ‘공정한 시스템공천’ 대원칙이 깨졌다”고 말했다.

조용한 공천이라던 국민의힘이 친박 인사들의 공천 문제로 내부 갈등을 겪자 이를 고리로 탄핵의 강을 소환한 것이다. 여당의 탄핵의 강 복귀가 4·10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중도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