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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박근혜 복심' 유영하 공천에 與 '시스템 공천' 갑론을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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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 "달서갑 시스템 공천"…컷오프 홍석준 "공정 원칙 깨져"

강남병 탈락 유경준도 이의제기…공관위, 이례적 수치 공개로 '공정성 수호' 진력

연합뉴스

'컷오프' 홍석준, "이의신청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의 컷오프(공천배제)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퇴장하고 있다. 홍 의원은 "당 공관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2024.3.6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안채원 김철선 기자 =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 유영하 변호사를 대구 달서갑에 단수 추천한 것을 두고 시스템 공천이냐 아니냐는 당내 논란이 불거졌다.

대구 달서갑에서 '컷오프'된 현역 홍석준 의원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의 유 변호사 단수 추천 의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 공정한 시스템 공천의 대원칙이 깨진 것"이라며 이의 제기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자신의 '컷오프' 사유에 대해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전날 '정무적 판단'을 언급한 것을 여러 차례 거론하며 "결국 정무적 판단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만나는 등 사실상 유 변호사 공천이 사전에 내정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어제 공관위원장이 고심에 고심을 하고 정무적 판단도 했다는 말씀 속에 여러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유 변호사 단수추천에 시스템 공천 원칙이 적용됐고, 박 전 대통령을 고려해 정무적 판단을 한 게 아니라 그 반대 방향에서 정무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 공관위원장은 "데이터로 보면 유 변호사가 2등 후보와 점수 차가 많이 난다"고 단수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정무적 판단을 역으로 했다. 빠른 시간 내 단수공천을 하면 박 전 대통령을 너무 배려해서 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발표를) 늦췄다고 보면 된다"며 "시스템 공천대로 했으면 빨리 나왔을 텐데 그런 문제 때문에 반대로 정무적 판단을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정 공관위원장은 유 변호사뿐 아니라 대구 중·남구에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변호를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가 공천받은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다시 '탄핵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질문에는 "시스템 공천에 기초해서 수치에 따라 한 것으로 여러분이 오해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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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관련 의견 밝히는 유경준 의원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6일 국회 사무실에서 공천 배제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3.6 xyz@yna.co.kr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서울 강남병에 전략 공천하면서 현역 유경준 의원을 '컷오프'한 것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5일 당에서 실시한 경쟁력 조사에서 제 수치는 49.8%이고 2등 후보는 20% 초반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수추천 기준인 '1위 후보의 지지율이 2위 후보보다 2배 이상' 사항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오전 공관위에 이의 제기와 재심사를 신청했다.

일각에선 유 의원이 '비윤'(비윤석열)으로 불린 유승민 전 의원의 추천을 통해 21대 총선에서 공천받았던 것이 컷오프 사유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당 공관위는 이례적으로 강남병 본선경쟁력 조사 결과 수치를 공개하며 시스템 공천의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애썼다.

공관위는 언론 공지에서 유 의원 주장에 대해 "강남병이 단수추천 기준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공관위의 본선경쟁력 조사 결과 1위 후보 49.6%, 2위 후보 41.3%, 3위 후보 38.1%, 4위 후보 35.2%, 5위 후보 34.0%로 단수 공천 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모든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정당지지율(58.6%)에 많이 못 미쳐 우선추천 요건에 해당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오후 기자들과 만나 "강남병 당 지지율이 58%고 제가 50%, 2위가 41%, 3위가 38%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지 않나. 경선시켜주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고 전 사장은 비례대표를 원했지, 지역을 원하지 않은 걸로 아는데 어제 갑자기 불러서 공천하는 데 별다른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당 공관위는 유 의원의 경우 당 지지세가 가장 센 곳이라 '비례대표'나 다름없는 지역구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정 공관위원장은 "이번 공천에서 서초·강남은 새 인재를 발굴하는 데 포커스를 뒀다. 강남갑·을의 태영호, 박진 의원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서초을 박성중 의원을 다 재배치하지 않았나. 그런 차원에서 봐달라"고 말했다.

공관위는 유 의원을 경기 부천 등 수도권 험지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 의원은 기자들에게 "일단 순서가 틀렸다. 저를 공천 배제하고 타 지역에 배치하려면 초반에 체계적으로 했어야 한다. 수도권 배치는 시기적으로 늦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컷오프 다음 날인 이날 오후 전화 통화가 연결된 장동혁 사무총장에게는 "이의신청에 대한 답을 듣고 그 다음에 판단하고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당 지도부가 '쌍특검법' 재표결에 대비하는 '표 단속' 차원에서 현역의원 컷오프를 미뤄오다 최근 '텃밭' 현역들을 무더기 컷오프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특검법 재의결 날짜는 야당이 잡은 것이고, 우리는 시스템대로 해오다 막판에 현역 컷오프가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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