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나체 상태로 눈을 가리게 한 뒤 트럭에 태우고 있다. 에이피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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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일주일간 휴전 당시 석방된 100여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이스라엘에서 구타와 성적 모욕 등 각종 가혹행위를 경험했다는 유엔 보고서가 작성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5일 영국 가디언은 유엔 내부에서 회람되던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의 보고서를 확보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 구금센터에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은 구타를 당하고, 성적 학대와 가혹 행위 등도 빈번히 일어났다. 동물처럼 행동하게 하는 굴욕적 행위가 강요됐으며, 물과 음식을 주지 않고 잠을 재우지 않고 화장실 사용 기회 박탈 하는 등 학대하는 방식은 다양했다. 또한, 수갑을 장시간 차게 해 부상을 유발하고 기도 시간을 주지 않는 가혹행위도 있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일주일 간 첫 휴전 당시 이스라엘 인질과 교환되는 방식으로 석방된 팔레스타인인 1000명 이상을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 직원들이 인터뷰해 이뤄졌다. 이 기구 직원들은 인도적 지원을 위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와 이스라엘 사이 통로인 케렘 샬롬 지대에 머물면서 석방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인터뷰했다.
기구는 보고서에서 광범위한 성폭력도 발생했다고 서술했다. 여성 수감자들은 눈을 가린 채로 몸 수색을 당했다고 증언했으며, 일부 남성 수감자들은 성기를 구타당했다고 증언했다. 최악의 학대는 이스라엘 교도소로 이송되기 전 구금 및 심문센터에서 주로 발생했다고 수감자들은 말했다.
구타를 당했다고 증언한 수감자들은 이스라엘군이 금속 봉과 총을 휘둘러 머리·어깨·목·등·다리 등을 맞았으며, 일부는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강제로 개 사육장에 갇혀 개에게 공격을 당하도록 했다. 갇힌 이들 중엔 어린이도 있었으며, 풀려날 때 개에게 물려 상처를 입은 이들이 상당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어떤 수감자는 전기 침 위에 앉게 해 엉덩이에 화상을 입었다”는 증언도 있었다.
이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가디언은 “이 보고서의 주장을 가디언이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었지만, 가디언이 확보한 증언 그리고 인권단체에서 수집한 자료의 내용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이 기구의 보고서가 하마스의 선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군(IDF)은 가디언에 “구금 중 사망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며 각 사건을 조사중”이라고 답했다. 이스라엘은 이 보고서를 작성한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의 직원 12명이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때 가담했으며, 가자지구에 근무하는 1만3천명의 이 기구 직원 중 450명이 하마스나 기타 무장단체의 일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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