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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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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MLB서 당장 3할 칠 수 있는 타자"...MLB 수석 분석가의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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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순조롭게 미국 무대 데뷔 시즌을 준비 중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퍼포먼스에 메이저리극 수석 분석가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환상적인 시작'이라는 표현과 함께 이정후의 타구 스피드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메이저리그 수석 분석가 제이크 민츠는 6일(한국시간) 미국 야후 닷컴에 기고한 '시범경기 데이터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을 통해 이정후가 시범경기에서 쏘아 올린 홈런을 분석했다.

이정후는 지난 1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 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게임에서 3타수 2안타 1홈런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정후는 애리조나 우완 라인 넬슨을 상대로 1회초 첫 타석부터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장타력을 뽐냈다. 이어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미국에서 첫 손맛을 봤다.

이정후는 넬슨의 152.4km짜리 직구를 배트 중심에 정확하게 맞췄다. 타구는 빨랫줄처럼 뻗어나갔고 다시는 그라운드 안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MLB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1일 애리조나전 홈런은 타구 속도 177㎞를 기록했다. 비거리는 127.4m였다. 발사 각도가 18도로 낮은 편이었지만 타구 속도가 워낙 빨랐던 탓에 순식간에 펜스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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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민츠는 "사실 시범경기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투구와 타구 추적 기술로 이제는 시범경기에서도 의미 있는 데이터를 발견할 수 있다"며 "이정후가 지난 1일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때려낸 시속 109.7마일의 홈런은 빠른 타구를 만드는 이정후의 능력이 최소한 메이저리그 평균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호세 알투베, 댄스비 스완슨, 브라이슨 스토트 등 생산적인 타자로 분류되는 선수들도 지난해 이 정도의 빠른 타구를 만들지 못했다"며 "이정후는 꾸준히 빠른 타구를 만들고 빠른 타구를 더 높게 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지만,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시속 109.7마일의 홈런은 '환상적인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호평했다.

이정후는 2017년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1181안타, 515타점, 69도루, 581득점, OPS 0.898의 기록을 쌓았고 이를 발판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이정후는 무려 6년 총액 1억 1천300만(1505억 원) 달러라는 초대박 계약을 거머쥐었다. 자신에게 가장 뜨거운 구애를 펼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2024 시즌부터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누빈다.

1억 1천300만 달러는 역대 아시아 야수 메이저리그 포스팅 최고 액수다.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타자였던 요시다 마사타카가 2023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을 맺을 당시 조건이었던 5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70억 원)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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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계약은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외야진 보강을 노리는 여러 구단들이 이정후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미국 현지 매체들의 보도가 쏟아졌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이정후가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따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는 못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협상 능력이 뛰어났던 탓도 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리드오프와 주전 중견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정후가 꼭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 과감하게 베팅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오버 페이'를 했다는 혹평도 존재했다. 이정후가 KBO리그와 도쿄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보여준 컨택 능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홈런 타자가 아니라는 점을 꼬집었다.

이정후는 다만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작 이후 5경기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302의 호성적을 찍고 있다. 특유의 컨택 능력에 장타력, 선구안까지 겸비한 타자라는 걸 조금씩 증명하는 중이다.

제이크 민츠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천3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올해 메이저리그의 가장 매력적인 수수께끼 상자 중 하나(one of MLB's most fascinating mystery boxes)"라며 "이정후는 골드 글러브 후보로 꼽힐만한 수비력과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지만 일각에서는 KBO리그 MVP 출신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심한다"고 미국 내 여론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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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민치는 그러면서 샌프란시스코의 약한 전력과 홈 구장 오라클 파크의 구조가 이정후를 괴롭힐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오라클 파크는 우측 폴대까지의 거리가 94m로 짧지만 펜스 높이가 매우 높다.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홈 플레이트 방향으로 많은 바람이 부는 데다 우중간은 111m, 가장 깊은 곳은 126m로 좌타자가 홈런을 치기가 어려운 구장이다.

제이크 민치는 "이정후는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타자지만 아직은 약한 샌프란시스코 라인업이 이정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정후의 시범경기 첫 홈런은 메이저리그 29개 구장에서는 외야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타구였지만 (우중간이 깊은) 샌프란시스코 홈 구장에서는 홈런이 되지 못한다. 이정후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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