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5일 국회에서 취임 인사차 예방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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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을 30여 일 앞두고 터진 '사천(私薦)' 논란을 비롯한 공천 갈등 문제에 대해 정면 돌파에 나섰다. 공천을 둘러싼 갈등 여파로 하락한 지지율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그동안 각종 논란에 방어적 자세를 취하던 이 대표가 정부·여당을 향해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며 본격 '공세 태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 대표는 5일 채현일 민주당 후보(서울 영등포갑)의 지원 유세를 마친 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질의응답 시간을 포함해 40여 분간 공천과 관련한 각종 논란을 직접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예정에 없던 것으로 시작 시간을 1시간가량 앞두고 갑자기 공지됐다.
이 대표는 우선 권향엽 후보(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의 사천 논란을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여당과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여당 비상대책위원장부터 당직자 그리고 부화뇌동하는 일부 악의적 언론이 협잡해 대놓고 가짜뉴스를 뿌리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단수 추천받은 권 후보는 민주당에서 근 30년 근무한 당직자이고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실 비서관이기도 하다"며 "그런데 대선 후보로 선정된 저 이재명의 아내와 아무런 사적 인연도 없는데 비서라고 따옴표를 쳐서 보도하고, 이것을 근거로 어떻게 사천이라고 공격할 수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 아내는 그 사람과 아무런 개인적 인연이 없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아내였을 뿐이고 권 후보는 민주당 당직자 출신으로 대통령 후보 배우자실 여러 명의 부실장 중 한 명이었을 뿐"이라며 "그게 어떻게 개인 비서로 전락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인내해 왔지만 이 사안을 포함해 앞으로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가짜뉴스에 의존해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는 여당·정부, 대통령까지 모두 법적 조치를 해서 언젠가 반드시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서울 영등포갑 현역 의원으로 하위 20% 평가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다시 지역구 공천을 받은 김영주 의원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그 후보(김 의원)는 채용 비리가 문제가 돼 소명을 요구했고, 소명되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에 절대평가로 (윤리 점수) 50점을 감점한 것"이라며 "그런데 여당과 일부 언론이 야합해서 이게 마치 주관적인 평가를 하고 특정인을 겨냥해 부당한 평가를 한 것처럼 만들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관위와 전략공관위 결정에 제가 관여하지 않았고 제지하지도 않았다"며 "증거를 하나라도 대보라. 구체적 예가 없다 보니 결국 권 후보 얘기를 만들어낸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사당화' 공천이라는 공격에 대해서도 '헛소문'이라고 일축한 이 대표는 "이번 공천 과정에서 저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고 전했다.
사천 논란이 불거진 권 후보는 이날 전남 광양시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당에 전략 공천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한다. 당당히 경선에 임해 민주당 승리를 끌어내겠다"며 경선을 치르게 해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최고회의를 열고 권 후보 의견을 받아들여 순천광양곡성구례을 현역인 서동용 의원과 2인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허위사실 유포를 이유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총선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의원은 당 지지율 하락에 대해 "불가피했던 공천 진통을 딛고 지지율 정상화의 선행지수를 다각도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공천 논란에 대해 적극 공세로 돌아선 가운데 컷오프된 홍영표 의원(4선·인천 부평을)은 6일 탈당하겠다는 뜻을 이날 지도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에 대해 "민주당과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리더로서는 전혀 자질이 없는 저질 리더"라고 직격했다. 역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성북을에서 컷오프된 기동민 의원은 이날 당의 결정이 부당하다면서도 탈당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황운하 의원(초선)이 불출마하며 전략선거구로 지정된 대전 중은 박용갑 전 중구청장이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받았다.
[전경운 기자 / 구정근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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