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서흥분됐다. 이제 나도 슈어저처럼…" 역수출 신화 향한 첫 걸음, KBO 20승 MVP의 원대한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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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KBO리그 MVP가 메이저리그 역수출 신화를 쓰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31⋅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첫 걸음이 시작됐다.

페디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의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이었다. 어려움을 겪으며 경기를 풀어갔다. 선두타자 애런 힉스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고 뒤이어 등장한 놀란 샤누엘에게 빗맞은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순식간에 2안타로 1실점 했다.

하지만 곧장 안정을 찾았다. MVP 통산 3회 수상에 빛나는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웃을 상대로 KBO리그를 평정한 주무기, 스위퍼를 선보이며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첫 아웃카운트를 간신히 잡았다. 이후 앤서니 렌던에게 볼넷으로 내쥤지만 테일러 워드를 헛스윙 삼진, 브랜든 드루리로 루킹 삼진으로 솎아냈다.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기록하는 위력을 떨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패스트불 구위에 에인절스 타자들이 모두 밀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2회에는 로건 오호프를 3루수 땅볼, 제이크 매리스닉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2아웃을 선점했다. 그러나 잭 네투와 애런 힉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2사 1,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힉스에게 2루 도루까지 내주며 2사 2,3루가 됐지만 놀란 샤누엘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실점 없이 2회를 마쳤다. 페디의 빅리그 복귀전 첫 등판이 이렇게 마무리 됐다.

지난 201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을 받은 페디는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선발 투수로서 기회를 적지 않게 받았다. 2021~2022년은 모두 27경기 이상 선발 등판하면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2022년 성적은 27경기 127이닝 6승13패 평균자책점 5.81이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메이저리그 선발진의 한 축을 차지하며 시즌을 보냈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경험이었다. 빅리그 통산 102경기(88선발) 21승33패 평균자책점 5.41의 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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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2 시즌이 끝나고 페디는 논텐더 방출이 됐다.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갖고 있었던 페디의 예상 연봉은 360만 달러(약 47억 원). 워싱턴은 페디와의 계약을 포기했다. 그러자 NC 다이노스가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페디를 붙잡기 위해 NC는 페디의 방출 소식이 들리자 마자 접근했고 페디를 설득하면서 KBO리그 행이 결정됐다.

KBO리그에 오기 힘든 수준의 선수라는 것이 계약 당시의 평가였다. 그 평가가 정규시즌에도 그대로 적중했다. 지난해 KBO리그 타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의 성적을 거두며 트리플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달성했고 리그 MVP, 투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모두 석권했다. 말 그대로 KBO리그를 폭격하고 지배했다. 20승 200탈삼진은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에 대기록이었고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1위를 칭하는 ‘트리플크라운’도 12년 만에 달성했다.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선수는 선동열 류현진 윤석민, 그리고 페디 뿐이다.

KBO리그를 지배했던 페디를 노리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은 상당했다. 결국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의 금액으로 계약하며 금의환향했다.

페디의 계약 총액은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유턴한 투수들 가운데 최고액 수준이다. 메릴 켈리(2019년 애리조나, 2+2년 최대 1450만 달러), 조쉬 린드블럼(2020년 밀워키 브루어스, 3년 912만5000달러), 크리스 플렉센(2021년 시애틀 매리너스, 2년 475만 달러) 등 앞서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선수들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따냈다.

NC는 당연피 페디의 잔류를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했다. 페디를 붙잡기 위해 다년계약까지 제시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NC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오퍼를 던졌지만 메이저리그의 관심과 페디의 메이저리그 복귀 의지를 꺾기는 어려웠다.

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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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는 경기 후 MLB.com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복귀 등판을 가진 소감을 전했다. 이전과는 다른 위상과 입지를 갖고 치르는 스프링캠프다. 페디는 “거짓말 하지 않겠다. 약간 흥분했고 긴장도 했다. 드디어 돌아온 것 같았다. 흥분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라면서 복귀 등판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날 페디는 자신의 주무기인 스위퍼로 슈퍼스타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전체적인 투구 내용에 대해서 “스프링캠프 내내 스위퍼 때문에 고생했는데, 오늘은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커터는 좋지 않았다. 그래서 좌타자들에게 좋은 타구들을 많이 허용했다”라면서 “실전에서 타자를 만난 뒤 정말 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다시 돌아온 메이저리그에서 이제 페디는 기대되는 선발진의 한 축이다. 그의 몸값이 기대치를 설명해준다. 딜런 시즈, 마이클 소로카, 마이클 코펙, 그리고 플렉센과 함께하는 선발진에서 스스로 납득하고 만족할만한 성과를 바라고 있다. 과거 워싱턴 시절 함께했던 통산 사이영상 3회의 슈퍼 에이스 맥스 슈어저(40⋅텍사스 레인저스)처럼, 그리고 자신이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불펜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이닝이터 역할을 해내고 싶다.

그는 “다른 선발 투수들, 특히 슈어저 같은 선수들이 마운드에 올라올 때 다른 불펜 투수들이 ‘다행이다. 그는 7이닝을 소화해줄 것’이라면서 안도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라면서 “나도 슈어저처럼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라면서 “우리 불펜 투수들이 편안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만들고 싶다. 그런 선수가 되는 게 내가 할 일 중 가장 부분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KBO리그를 압도했던 페디의 첫 걸음. KBO리그의 에이스는 메이저리그의 에이스로도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한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친정팀 NC는 지난 3일, 7이닝 평가전을 펼쳤고 신민혁의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페디는 선수단과 다시 반갑게 조우했고 지난해 시상식 불참으로 받지 못했던 골든글러브를 건네 받았다. 페디는 NC를 통해 페디 선수는 “이 상은 나에게 큰 의미 있는 상이다. 트로피를 직접 보니 다시 한번 좋은 추억이 떠 오른다”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이렇게 큰 상을 직접 미국까지 가지고 온 국제업무팀 박찬훈 팀장 및 구성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많은 한국 팬분들이 응원해주시는 만큼 좋은 모습 보이겠다. 큰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NC 다이노스 제공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