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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염기훈 감독이 유독 물이 올랐다고 한 뮬리치가 멀티골을 뽑아내며 맹활약을 펼쳤다. 위기가 많았던 경기에서 뮬리치가 수원을 구해냈다.
수원 삼성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충남아산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1라운드에서 뮬리치의 멀티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수원은 전반전에만 두 골을 터트린 뮬리치의 활약으로 리드를 잡은 뒤 조윤성의 퇴장 악재 속에서 후반전에 정마호에게 한 골을 실점했으나 리드를 지켜내며 승점 3점과 함께 승격을 향한 여정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지난 시즌 창단 첫 강등의 아픔을 겪은 수원은 염기훈 감독과 함께 새롭게 출발했다. 지난해 막바지 감독 대행으로 잠시 수원을 이끌었던 염 감독은 이제 '대행' 꼬리표를 떼고 수원의 정식 감독으로 선임돼 수원과 함께 승격을 향한 첫 발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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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1만4196명의 팬들이 몰렸다. 수원이 K리그1에 있었던 지난 시즌 개막전이었던 광주FC전 관중은 1만348명이었는데, 오히려 수원이 강등되고 치른 첫 경기에서 개막전 관중 수가 증가한 것이다.
이는 유료 관중 집계 이후 K리그2 홈개막전, 그리고 단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이기도 하다. 기존 최다 관중 기록은 1만3340명이 모인 지난해 10월 29일 부산 아이파크와 부천FC의 경기였다. K리그 홈개막전 최다 관중 경기는 1일 FC안양과 성남의 경기로, 이 경기에는 8802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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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염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당연히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우리가 승격을 목표로 했고, 동계훈련 동안 준비한 것들에 대해 자신이 있다. 오늘 경기 내용과 결과를 모두 가져올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잘 준비할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첫 경기를 치르는 건 충남아산의 김현석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울산 현대(현 울산HD)에서 코치와 수석코치로 있었고, 울산대 축구부 감독을 지내며 많은 경험을 쌓은 김현석 감독이지만 K리그 팀에서 감독을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잘 준비했다. 시민구단의 틀에 맞게 보강도 했고, 두 번의 동계훈련을 통해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마지막 연습 경기에서 부상 선수가 생겼다. 현재 장준영, 김승호, 송승민, 박세직이 부상 이탈했다는 점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수원은 4-2-3-1 전형을 사용했다. 양형모가 골문을 지켰고 최지묵, 한호강, 조윤성, 장호익이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허리에는 김상준과 이종성이 배치됐다. 전진우와 이상민이 측면에서, 박상혁이 중앙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최전방에는 뮬리치가 섰다.
주축 네 명이 이탈한 충남아산은 4-3-3 포메이션을 꺼냈다. 박한근이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다. 이은범, 황기욱, 박병현, 이학민이 수비를 맡았다. 수비진 앞에는 정마호가 섰고, 그 위에는 강준혁과 김종석이 발을 맞췄다. 강민규, 누네즈, 주닝요가 공격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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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은 공격적인 축구를 예고한 수원이 밀어붙였다. 전반 2분 프리킥으로 한 차례 충남아산을 위협한 데 이어 전반 3분에는 뮬리치가 좋은 찬스에서 시도한 슈팅이 옆그물을 때렸다. 하지만 이후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수원은 박상혁이 좌우로 뛰어다니며 후방에서 오는 패스를 받아 연결했고, 측면 자원들은 상대 공간을 공략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김상준이 있기 때문에 이종성도 때때로 조금 더 전진해 상대 높은 위치에서 하는 공격 작업에 함께했다.
충남아산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충남아산 선수들은 오히려 더 거칠게 수원을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전반 9분 장호익이 정마호의 태클에 걸려 넘어져 파울이 선언되기도 했다. 대신 충남아산은 선발 명단과 달리 순간적으로 후방에서 다섯 명의 수비수를 배치해 수원의 공격을 막는 데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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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주도권은 수원에 넘어왔다. 수원은 센터백들도 하프라인을 넘어 상대 진영에서 빌드업에 가담했다. 골키퍼인 양형모도 페널티 박스를 비우고 높은 위치까지 올라왔다. 수원은 방향 전환을 통해 충남아산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20분 뮬리치가 측면에서 문전을 바라보고 낮은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박한근이 잡았다.
충남아산은 후방에 다섯 명을 두고 수비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 측면 전환에 수비가 흔들리는 걸 최소화하기 위한 수비 전술이었다. 그러면서도 공격 기회가 오면 날카롭게 치고 들어갔다. 문전 마무리 날카로움이 부족해 유효슈팅이 나오지 않은 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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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수원이 먼저 앞서갔다. 전반 22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상민이 수비를 따돌리고 올라갔다. 이상민은 문전으로 쇄도하는 뮬리치를 향해 정확하게 공을 내줬고, 뮬리치는 이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슈팅으로 수원의 이번 시즌 첫 골을 터트렸다.
이상민이 다시 한번 번뜩였다. 전반 26분 최지묵이 골문 쪽으로 침투하는 이상민을 보고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고, 이상민이 발을 갖대 댔으나 공은 위로 크게 벗어났다.
선제골을 내준 충남아산은 전반전 초반보다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라인을 높게 올리다 수원에 위협적인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수원은 전반전을 한 골 차 리드로 끝내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처럼 충남아산을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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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아산이 좋은 기회를 놓쳤다. 전반 34분 정마호가 뒷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는 강민규를 향해 절묘한 패스를 보냈고, 최지묵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해 강민규가 슈팅까지 이어갔다. 그러나 강민규의 슈팅은 빠른 판단으로 공간을 좁힌 양형모에게 막혔다.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충분히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공격이었다. 충남아산은 기세를 몰아 전반 37분 주닝요의 감각적인 터치로 수비를 벗겨내며 좋은 찬스를 맞이했다. 그러나 뒤따라가던 조윤성이 주닝요에게 파울을 범하며 기회가 무산됐다. 충남아산 벤치와 팬들은 퇴장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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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온 필드 리뷰가 진행됐다. 주심은 VAR(비디오판독) 화면을 확인하기 위해 터치라인으로 달려갔다. 주심은 온 필드 리뷰 끝에 기존 조윤성에게 줬던 옐로카드 판정을 취소하고 레드카드를 꺼냈다. 수원은 전반 40분 만에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하는 악재를 안고 경기에 임하게 됐다.
충남아산에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조윤성의 퇴장이 선언된 이후 이은범이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 위에 쓰러졌다. 이은범은 치료를 받기 위해 잠시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그사이 충남아산은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준비했다. 키커는 조윤성의 퇴장을 유도한 주닝요.
주닝요의 날카로운 왼발 킥은 수원 골문 왼편으로 향했다. 하지만 공은 골문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골대를 강타한 뒤 반대편 골대까지 때렸다. 주닝요는 머리를 감쌌고, 위기를 넘긴 수원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수원은 조윤성의 퇴장으로 이른 시간 교체카드를 꺼냈다. 전반 44분 박상혁을 대신해 FC안양에서 이적한 센터백 백동규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충남아산은 앞서 통증을 호소했던 이은범 대신 최희원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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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시간은 5분이었다. 조윤성 퇴장 당시 온 필드 리뷰를 고려한 추가시간으로 보였다.
전반전이 끝나기 전 수원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추가시간 5분 공을 몰고 올라가던 뮬리치가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뮬리치는 여기서 추가골을 뽑아냈다. 거리가 어느 정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뮬리치는 골문 상단 구석을 정확하게 노리는 오른발 슈팅으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수원은 뮬리치의 멀티골에 힘입어 수적 열세를 안은 와중에도 2점 차 리드를 갖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수원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두 번째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뮬리치의 선제골을 도왔던 U-22 자원 이상민이 빠지고 손석용이 들어갔다. 전반전에만 두 골을 실점해 득점이 필요한 충남아산은 누네즈를 불러들이고 박대훈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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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첫 슈팅은 충남아산의 몫이었다. 후반 4분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이학민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수비에 맞고 나왔다. 충남아산은 후반 6분 주닝요가 얻은 프리킥으로 한 차례 더 수원을 위협했지만 유효타를 입히지는 못했다.
후반전에는 수원의 수적 열세가 느껴졌다.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은 충남아산이 수원 진영에서 공을 돌리며 기회를 엿봤다. 한 명이 부족한 수원은 수비라인은 그대로 두고 뮬리치를 제외한 4명이 충남아산의 패스길을 막는 식으로 수비했다.
충남아산은 슈팅 숫자를 늘려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후반 9분 주닝요가 박스 오른편에서 공을 몰고 가다 왼발 슈팅으로 가까운 골대 쪽 구석을 노렸으나 빗나갔다. 후반 10분에는 박대훈이 같은 위치에서 슈팅 찬스를 잡았지만 박대훈의 슈팅 역시 골문을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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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퇴장에 이은 또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11분 최지묵이 수비하는 과정에서 다리를 잡고 쓰러졌다. 최지묵은 고통이 심한 듯 이마를 짚은 채 들것에 실려나갔다. 염 감독은 최지묵 대신 손호준을 투입했다. 손호준은 오른쪽 풀백으로 배치됐고, 장호익이 왼쪽으로 이동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 수원이 흔들렸다. 후반 15분 양형모가 크로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골문 앞에서 혼전 상황이 발생했다. 정마호가 집중력을 발휘해 세컨드볼을 헤더로 연결했지만 양형모가 잡아냈다.
수원도 마냥 수비만 한 건 아니었다. 후반 16분 상대의 실수로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손석용이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선방을 넘지 못했다.
후반전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간에도 골이 터지지 않자 충남아산이 추가로 교체카드를 썼다. 후반 19분 강민규와 안데르손을 바꿨다. 안데르손은 투입 직후 빠른 스피드로 수원 측면을 한 차례 흔들었다. 충남아산은 후반 21분 코너킥에서 나온 정마호의 회심의 발리 슈팅이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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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두드리던 충남아산이 결국 한 골 따라갔다. 후반 24분 박대훈이 수원 왼쪽 측면을 뚫어낸 뒤 문전으로 컷백 패스를 보냈고, 위치를 잡고 있던 정마호가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해 추격골을 만들어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처음으로 프로에 입단한 정마호는 이번 경기가 프로 데뷔전이었는데,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뽑아내며 고교 축구에 이어 다시 한번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알렸다.
격차가 한 골로 좁혀지자 수원도 이전보다 라인을 올렸다. 후반 27분 손석용의 측면 크로스에 이어 뮬리치가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노렸으나 이번에는 득점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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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아산은 정마호를 빼고 김종국을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박한근도 2002년생 골키퍼 신송훈과 교체됐다. 이후 충남아산은 박대훈의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 수 있었지만 양형모의 선방을 넘지 못했다.
수원도 추가로 변화를 줬다. 김상준과 뮬리치를 유제호, 김주찬과 교체해 승부수를 던졌다. 수비에 집중하기보다 중원과 공격에 힘을 싣는 공격적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생각이 담긴 교체로 보였다.
충남아산도 가능성이 보이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원의 수적 열세는 더욱 도드라졌다. 수원은 선수 간격을 좁게 유지하며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최소화했다. 충남아산은 공격 지역에 많은 숫자의 선수들을 투입하며 끝까지 수원을 압박했다. 센터백 두 명을 제외하면 모두가 수원의 박스 안, 혹은 박스 근처에 위치했다.
후반전 추가시간도 5분이었다. 수원과 충남아산 모두 물러서지 않고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충남아산은 5분 동안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이번 시즌 첫 경기 승리는 수적 열세에서도 잘 버텨낸 수원의 차지였다. '염기훈호' 수원은 개막전 승리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시즌을 출발하게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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