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린가드.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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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정다워 기자] “지금 상황에서는 투입하고 싶지 않다.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기대는 하지 않는다.”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개막전을 앞두고 제시 린가드 투입에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미팅을 통해 이야기했다. 원래 안 데리고 오려고 했다. 몸 상태, 마음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본인은 60~7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하더라. 그 정도로는 뛸 수 없다고 했는데 적은 시간은 소화할 수 있다고 하더라. 많은 팬이 기대하고 있는데 실망하게 만들면 어떡하냐고 걱정을 해줬다. 본인은 못 뛰어도 K리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느끼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린가드를 광주 원정에 데려온 배경에 관해 이야기했다. 단 웬만하면 경기에 투입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은 광주를 상대로 경기 내내 고전했다. 전반 20분 이희균에 선제골을 내준 후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결국 후반 31분 김경민을 대신해 린가드를 투입했다.
린가드는 지난해 4월17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에 출전한 후 약 11개월간 실전을 소화하지 않았다. 거의 1년간 뛰지 않은 선수라 체력과 감각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추가시간까지 약 20분을 소화한 린가드는 그래도 나름의 클래스는 보여줬다. 영리한 볼 터치와 정확한 크로스로 공격에 활기를 더했다. 김 감독도 “골을 넣을 수 있는 확률을 보고 투입했다”라며 “아직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 예전에 보여줬던 전성기 때의 모습은 아니다. 그래도 몇 가지는 보여줬다. 잘 만들어보겠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력과 별개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린가드는 후반 추가시간 오른쪽 터치 라인에서 오후성의 돌파를 막다 깊은 태클을 시도했다. 주심은 처음에 옐로카드를 꺼냈는데, 이후 VAR룸에서 이 장면을 퇴장 상황으로 검토했다. 판독 시간은 생각보다 길어졌고, 이 순간 서울 벤치 쪽에 긴장감이 흘렀다. 이 경기에서 쫓겨나는 것은 물론이고 레드카드면 2경기 결장 징계를 받기 때문이다.
서울은 10일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홈 개막전을 치른다. 린가드 영입 효과를 통해 흥행을 노리는데 만에 하나 퇴장이 발생하면 엄청난 악재를 맞게 된다. 다행히 주심은 직접 VAR을 실시하지 않고 경기를 속행했다. 린가드는 퇴장을 피했고, 잔여 시간을 모두 소화했다. 최악의 상황은 피한 셈이다.
퇴장은 피했지만 서울은 이후 한 골을 더 허용해 0-2 완패했다. 린가드는 패배를 막지 못한 채 데뷔전을 씁쓸하게 마감했다.
경기 후 린가드는 믹스트존 인터뷰에 응하지 않은 채로 조용히 버스에 탑승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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