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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 K리그 데뷔+22분 출전…광주, '김기동호' 서울 2-0 완파 [현장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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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광주, 김환 기자) 이정효 감독의 말대로 광주FC는 강팀이었다. 광주가 개막전에서 FC서울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김기동 신임 감독 데뷔전을 치른 서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스타플레이어 제시 린가드까지 후반에 투입했으나 완패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는 2일 오후 2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에서 전반 20분 터진 이희균의 선제골과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가브리엘의 쐐기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3위를 차지한 이정효 감독의 광주와 4년 연속 파이널B의 아픔을 딛고 김기동 감독과 함께 새롭게 출발하는 서울이 리그 첫 경기에서 만났다.

두 팀의 지난 시즌 상대 전적은 2승 1패로 서울이 우세했다. 김기동 감독이 지휘했던 포항 스틸러스와 광주의 지난 시즌 상대 전적은 1승 2무 1패였다. 두 감독은 만날 때마다 치열한 전술 싸움을 벌여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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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 역시 기대할 만했다. 경기에 앞서 김기동 감독은 "첫 경기 준비는 잘 했다. 지난번에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1차 전지훈련에는 많은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했고, 2차 훈련 때야 조직력을 올렸다.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기대한 만큼 컨디션이 올라온 것 같다"라며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정효 감독도 치열한 전술 싸움을 예고했다. 그는 "동계훈련 때 준비했던 전술과 전략을 이번 경기 때 안 한다. 상대가 우리 경기 영상을 보고 준비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역으로 그 전술을 옵션으로 두고 다른 전술로 연습했다"며 비시즌 기간 동안 꾸준히 입에 올린 '상식 밖'의 행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약간의 찬바람이 부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집계된 유료 관중의 수는 7805명이었지만, 경기장 내 빈자리는 많지 않았다.

광주는 4-4-2 전형으로 나섰다. 김경민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김진호, 포포비치, 안영규, 두현석이 수비진을 구성했다. 측면에는 안혁주와 가브리엘이, 중원에는 정호연과 최경록이 배치됐다. 이희균과 이건희는 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서울은 4-2-3-1 전형을 사용했다. 최철원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김진야, 김주성, 권완규, 그리고 풀백으로 변신한 박동진이 수비에 섰다. 기성용과 한승규가 허리를 받쳤고, 팔로세비치는 공격을 지원했다. 측면에는 조영욱과 강성진이, 최전방에는 김신진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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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은 광주가 밀어붙였다. 광주는 중원의 최경록을 중심으로 서울을 강하게 압박했다. 최경록은 전반 1분 중원에서 공을 따낸 뒤 박스 앞까지 올라가 측면으로 밀어줬다. 광주의 공격은 서울 문전 앞 혼전 상황으로 이어졌으나 이 과정에서 이건희의 파울이 선언됐다.

광주는 첫 공격 이후에도 계속 경기를 주도했다. 압박을 할 타이밍에는 높은 강도로 상대를 조이면서도 후방에서 경기 속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며 점유율을 늘렸다.

광주가 한 차례 더 유효타를 먹였다. 이정효 감독이 기대감을 드러낸 2004년 안혁주가 좋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전반 6분 가브리엘이 높은 위치에서 압박에 성공한 뒤 반대편으로 공을 보냈고, 이를 쇄도하던 안혁주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최철원의 정면으로 향했다.

포항은 기성용이 센터백 사이로 내려와 빌드업을 도왔다. 위치상 전방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기성용은 전반 7분경 이건희와 충돌해 잠시 허리를 잡고 쓰러지기도 했다. 다행히 기성용은 이내 훌훌 털고 일어났다.

조금 더 기회가 많았던 쪽은 광주였다. 전반 11분 좋은 위치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정호연이 처리했고, 포포비치의 헤더까지 나왔지만 힘이 실리지 않아 최철원이 쉽게 막았다.

서울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12분 공격에 가담한 풀백 박동진이 박스 안 측면에서 수비를 앞에 두고도 슈팅을 시도했으나 수비를 넘지 못했다. 박동진은 이후 한 차례 더 크로스를 노렸지만 이 역시 수비 맞고 나갔다.

두 팀은 계속해서 강한 압박을 주고받았다. 선수들은 몸을 던지는 태클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여러 선수들이 엉켜 넘어졌고, 결국 전반 18분 상황에서는 한승규의 파울이 선언됐다. 광주는 이 파울을 득점 기회로 연결했지만 이건희의 헤딩이 빗나가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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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광주는 이내 아쉬움을 씻어내는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희균이었다. 전반 20분 김진호가 몰고 올라온 공을 받은 안혁주가 이건희에게 패스했고, 이건희는 앞에 공간이 나오지 않자 뒤로 가볍게 내줬다. 이를 잡은 이희균이 호쾌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이희균의 슈팅은 최철원의 손끝에 맞았지만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광주는 득점 이후 안혁주를 빼고 엄지성을 투입했다. 당초 안혁주의 25분 출전을 예고했던 이정효 감독은 23분 만에 안혁주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엄지성은 안혁주가 있던 왼쪽 측면에 배치됐다.

광주가 기세를 이어갔다. 전반 25분 수비에 가담한 가브리엘이 경합 끝에 공을 따냈고, 최경록과 공을 주고받은 뒤 상대 측면 위험 지역까지 몰고갔다. 가브리엘은 크로스를 시도하려 했으나 팔로세비치에게 밀려 넘어졌고, 파울이 선언됐다. 최경록이 올린 공은 이건희의 머리에 걸렸지만 최철원이 처리했다.

흐름을 가져온 광주가 계속 두드렸다. 전반 27분 낮은 위치에서 역습을 시작한 광주는 엄지성의 크로스에 이은 최경록의 슈팅으로 마침표를 찍으려 했으나 김주성이 몸을 던져 막았다. 전반 28분 이건희의 슈팅 역시 수비에 막혔다.

선제골의 주인공 이희균이 다시 한번 서울을 위협했다. 전반 31분 정호연의 패스를 받은 이희균은 돌파를 선택했고, 박스 앞 오른편에서 골문 구석을 바라보고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최철원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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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경기가 풀리지 않자 롱 패스로 광주 뒷공간을 노렸다. 전반 34분 침투하는 김신진을 향하는 긴 패스가 나왔지만 오프사이드였다.

좋은 기회가 없던 건 아니었다. 서울은 전반 38분 박동진의 긴 스로인 이후 흐른 공을 강성진이 잡아 다시 박스 안으로 올렸고, 권완규의 헤더까지 나왔지만 권완규의 헤더는 골문을 외면했다.

이번에는 다시 광주가 서울을 흔들었다. 전반 39분 서울의 압박을 풀어낸 광주는 빠른 속도로 역습을 전개했다. 하지만 최경록이 박스 안에서 시도한 슈팅은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광주는 계속 측면을 통해 서울 수비를 공략했다. 양 측면의 엄지성과 가브리엘이 드리블로 풀백을 끌어내고 문전으로 컷백 패스를 내주는 식이었다.

서울은 제대로 된 공격조차 하지 못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전반전 추가시간은 3분이 주어졌다. 하지만 서울의 공격은 여전히 답답했다. 전반 추가시간 2분 좋은 위치에서 나온 조영욱의 슈팅마저 포포비치가 몸으로 막았다. 한승규의 중거리 슈팅도 마찬가지였다.

광주는 추가시간 막바지 코너킥에서 추가골을 노렸다. 권완규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을 김진호가 잡아두고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옆으로 향했다. 김진호의 슈팅을 끝으로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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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카드를 썼다. 잘 풀리지 않은 공격에 변화를 주겠다는 생각이었다. 조영욱과 김신진을 대신해 김경민과 일류첸코가 들어왔다.

후반전 포문은 서울이 열었다. 후반 5분 광주 수비가 확실하게 처리하지 못한 공이 기성용에게 향했고, 기성용은 중거리 슈팅을 선택했다. 하지만 기성용의 슈팅은 김경민이 쳐냈다.

선제 슈팅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광주는 후반전에도 분위기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엄지성과 이희균이 자리를 바꾸며 2선에서 공격을 이끌었고, 측면에서는 가브리엘이 간결하지만 위력적인 드리블 돌파로 서울 수비를 휘저었다. 서울 측면 수비수들은 가브리엘의 돌파를 막는 데 상당히 힘들어했다.

광주는 후반 7분 엄지성의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하지만 엄지성의 슈팅은 최철원 정면으로 향했다. 서울은 후반 11분 팔로세비치의 슈팅으로 맞섰으나 광주 수비가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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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플레이는 점점 더 과감해졌다. 후반 16분 수비 진영에서 상대 압박을 버텨낸 정호연이 박스 앞까지 드리블해서 올라가거나, 후반 17분 가브리엘이 유려한 드리블로 측면을 흔든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경기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자 서울이 추가로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강성진을 임상협과 교체해 공격에 추가로 변화를 줬고, 가브리엘의 드리블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박동진을 이태석과 바꿨다. 같은 시간 광주는 최경록, 이희균을 박태준, 오후성과 교체했다.

잠시 경기가 중단되는 상황도 있었다. 후반 22분경 안영규가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는데, 일류첸코와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주심이 VOR(비디오판독 운영실)과 잠시 소통하며 경기가 지연됐는데, 주심은 이내 경기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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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결국 승부수를 띄웠다. 마침내 린가드가 K리그 경기장을 밟았다. 후반 31분 린가드가 들어왔다. 린가드와 교체된 선수는 앞서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투입됐던 김경민이었다. 서울 원정팬들은 린가드의 이름을 연호하며 린가드를 반겼다.

린가드는 곧바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후반 33분 경합 상황 이후 공이 자신에게 흐르자 린가드는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그러나 린가드의 슈팅은 위로 높게 떠 관중석으로 향했다.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린가드 혼자 경기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주도권은 계속 광주가 쥐었다. 광주는 조직적인 수비와 압박, 그리고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유연한 연계로 서울을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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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골로는 만족하지 않는 광주였다. 후반 37분 이건희를 허율과 교체했다. 그러면서 안영규를 변준수와 바꿔 공격과 수비 균형도 유지했다.

서울이 또다시 기회를 놓쳤다. 후반 39분 린가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일류첸코가 헤더로 이어갔지만 일류첸코의 헤더는 김경민이 막았다. 서울은 후반전 막바지 공격의 고삐를 당겼으나 광주의 수비는 쉽게 열리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은 5분이었다. 서울은 최전방의 일류첸코와 2선의 린가드, 팔로세비치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골을 노렸다. 수비라인도 높게 올려 공격에 가담시켰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일류첸코가 지켜낸 공을 권완규가 받아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권완규의 슈팅은 크게 벗어났다.

광주는 강한 압박 대신 선수들 간격을 유지하며 수비에 집중했다. 여유롭게 리드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 한 골 차이 리드를 지키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면서도 역습을 놓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역습 상황에서 오후성이 공을 몰고 질주하다 린가드의 거친 태클에 넘어졌다. 판정은 경고였다.

경기 막바지 광주가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7분 코너킥에서 경기를 끝내는 가브리엘의 쐐기골이 터졌다. 가브리엘은 득점 후 광주 벤치로 달려갔고, 광주 동료들은 가브리엘의 등을 두드리며 데뷔골을 축하해줬다.

사실상 경기는 가브리엘의 득점으로 끝났다. 서울은 막바지까지 만회골을 노렸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경기는 광주의 2-0 승리로 막을 내렸다. 린가드는 후반 추가시간까지 22분간 뛰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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