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진상규명위, 작년 말 4년 간 활동 마무리 후
2월 29일 ‘개별조사결과보고서’ 공개
소설 ‘보랏빛 호수’ 주인공 “자기 과시용으로”
北개입설 주장 근거, 대부분 “어디서 들었다”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이들이 북한군이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광수’. (사진=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
2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공개한 진상규명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5·18 당시 광주에 직접 침투했다고 주장해 온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 정모씨는 위원회의 대인조사에서 “과거 발언은 사실이 아니고 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앞서 일부 극우인사들은 5·18 북한군 개입설을 꾸준히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소설 ‘보랏빛 호수’는 이들이 제기하는 근거 중 하나다. 당시 정씨의 말을 바탕으로 쓴 해당 소설은 5·18 당시 북한군이 광주로 침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군 특수군이 배를 타고 내려가 시민군을 지원하고 임무를 마친 뒤 북한으로 넘어가 영웅 대접을 받았다는 것이 이 소설의 내용이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정씨는 해당 소설은 명백한 논픽션이며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는 자신은 북한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다른 탈북자가 군 경력에 대한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5·18을 언급하자 자기 과시를 위해 과장한 무용담을 전달했는데 이것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소설로 발간됐다는 것이 정씨의 진술이다. 정씨는 면담조사 중 5·18 당시 자신이 광주에 침투했다는 과거 발언은 자기 과시용으로 허위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고 전해졌다.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대부분의 인사들은 어디서 듣거나 인터넷에서 본 내용을 근거로 자신들의 주장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해당 소설을 쓴 이모씨는 진상조사위원회 조사에서 북한군 개입설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인터넷에서 보았다”, “정씨 등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었다”는 등의 진술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원회에 조사에서 정씨의 과거 발언은 허위임이 밝혀진 바 있다.
위원회는 또 다른 탈북자 최모씨를 조사했다. 최씨는 과거 1990년대 언론에 “5·18 당시 북한이 정찰조 3개조를 남파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최씨는 ‘과거 자신의 발언은 기자들의 질문에 우쭐해 북한군이 침투해 조종했다는 취지로 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또 현재는 5·18이 민주 세력이 자체적으로 군사독재에 항거한 시민운동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개입설을 주장했던 김모씨 역시 “과거 같이 근무하던 하급자로부터 ‘광주에 400명 정도가 침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게다가 국가정보원·미국정부 공개문서·통일부 북한자료센터 보유자료 등을 살펴볼 때 북한군의 5·18 개입설을 입증해 줄 아무런 자료가 없다는 것이 위원회의 조사 결과다.
위원회는 “일부 탈북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북한 특수군 광주일원 침투 주장은 조사 결과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거나, 역사적·전술적인 타당성을 결여한 무리한 주장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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