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ILO에 위안부·강제징용 문제 제기
4년 만에 나온 결론 "화해 위해 모든 노력"
3·1운동 105주년을 맞은 1일 서울 용산구 강제징용 노동자상 앞에서 양대노총 관계자들이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합동 참배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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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노동기구(ILO) 전문가위원회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생존 피해자들의 고령을 감안해 '피해자들과의 화해를 위한 모든 노력과 더 이상의 지체 없는 적절한 조치'를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1일 서울 용산구 강제징용 노동자상 앞에서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를 추모하는 합동 참배를 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ILO 전문가위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양대노총은 "3·1운동이 105주년을 맞은 올해까지도 36년간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2019년 ILO협약 제29호(강제노동금지협약)와 관련해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양대노총이 제기했고 올해 2월 ILO 전문가위의 결론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ILO 협약 및 권고 적용 전문가위원회(CEACR)가 지난달 9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결론부에서 위원회는 "몇몇 피해자가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거부한 점을 고려할 때 위원회는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도중 발생한 위안부 및 강제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2018년 이후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CCPR)가 2022년 11월 "일본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한 진척을 보이지 않고, 해결 의무를 거부하는 데 유감"을 표명했던 것도 재차 언급했다.
전문가위는 "사안의 심각성과 장기화를 고려할 때 일본 정부는 생존 피해자, 특히 2015년 합의를 거부한 이들과의 화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이상의 지체 없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일본 정부는 노령 피해자들의 요구에 대한 해결책을 찾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ILO 전문가위는 회원국의 국제노동기준 이행 실태를 평가하며 위반 사항이 있으면 개선을 권고한다. 1930년에 채택된 제29호 협약은 '모든 형태의 강제노동 폐지'로 8개 기본 협약 중 하나다. 일본 정부는 해당 협약을 1932년 비준해 준수할 의무가 있다.
양대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해결 대신 우리 민중을 탄압하고 수탈했던 과거사를 지워 버리고 역사를 훼손하는 길을 택했다"며 "일본 정부는 ILO 전문가 의견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우리 정부를 향해서도 "일본의 역사정의 훼손과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주권 침해에 대해 항의 한 번 하지 못한 채 굴욕적인 외교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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