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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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되돌아가는 길이 울퉁불퉁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29일(현지시간)에는 이 길에 또 하나의 걸림돌이 나타나는지 주목된다.
이날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29일 오후 10시30분)에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1월분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PCE 물가지수는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생산자 물가지수(PPI)에 이어 연준이 만족할 만큼 낮은 수준을 보여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CPI와 PPI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인플레이션 하락 경로에 빨간 불을 켰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비 0.3%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4개월 중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지난 1월에 전월비 0.4% 올랐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거의 1년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연준이 PCE 물가지수를 인플레이션 지표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CPI보다 주거비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임대료 등 주거비는 측정하기가 어려워 이코노미스트들은 CPI가 주거비의 중요성을 과대 반영하고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PCE 물가지수는 물가 변동시 소비자들의 행동이 어떻게 바뀌는지 반영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소비자들은 물가가 오르면 더 낮은 대체품을 구매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게 되는데 PCE 물가지수는 이를 반영한다.
지난 1월 PCE 물가지수의 전년비 상승률은 2.4%로 전월 2.6%에서 낮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근원 PCE 물가지수의 전년비 상승률은 2.8%로 전월 2.9%에서 소폭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는 이미 지난 1월 PCE 물가지수가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하는 듯 이번주 들어 미국 증시는 보합권에서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PCE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다면 증시에 호재가 되겠지만 예상 이상 큰 폭으로 확인된다면 장기 급등세에 피로감이 누적된 미국 증시에 본격적인 조정을 촉발시킬 수 있다.
특히 예상보다 높은 PCE 물가상승률은 올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만큼 인플레이션이 하락 경로를 걸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수요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
다만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의 하락 경로가 매끈하게 진행되지 않고 울퉁불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단 한 번의 인플레이션 지표에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
연준은 이런 전망 하에 첫 금리 인하가 빨라도 올 3분기에나 시작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8일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올해 하반기"에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상황에 달려 있다며 "달력이나 고정된 어떤 스케줄에 따라 결정하지 않고 데이터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이날 "올해 하반기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역시 지난 22일에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올해 하반기로 예상했다.
반면 시장은 올 상반기 내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을 60% 이상으로 보고 있다. 첫 금리 인하가 결국 올 하반기로 미뤄진다면 증시는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29일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등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이어진다.
장 마감 후에는 하드웨어 제조회사인 델 테크놀로지스와 휴렛 팩커드 엔터프라이즈가 실적을 공개한다.
28일 장 마감 후에 실적을 발표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스노우플레이크와 세일즈포스, PC 제조업체인 HP는 인공지능(AI) 수혜가 느껴지지 않는 실적으로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다만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C3.ai만 AI 수혜를 언급하며 깜짝 실적을 발표해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급등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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