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서 30분간 접견
AI·디지털 생태계 등 의견 교환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마크 저커버그 메타(전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인공지능(AI)을 악용한 가짜뉴스와 허위 선동, 조작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저커버그를 접견한 자리에서 “올해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선거가 있는 만큼 메타와 같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가짜뉴스와 각종 기만 행위들을 신속하게 모니터링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AI를 악용한 가짜뉴스에 대한 당부는 ‘가상으로 꾸며본 윤 대통령 양심고백 연설’이라는 제목의 윤 대통령 짜깁기 영상이 최근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에 대통령실은 지난 23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해당 영상을 삭제 및 차단 조치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커버그와 30분간 대화를 하면서 열린 AI·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비전, 메타와 국내기업 간 협력 강화 방안,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사회 구현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메타의 적극적인 역할 필요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성 실장은 전했다. 저커버그는 지난 27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방한 중이다.
윤 대통령은 저커버그에 “AI 시스템에 필수적인 메모리에서 한국기업이 세계 1, 2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한·미 양국 정부 간 긴밀한 공급망 협력 체계가 구축되어 있는 만큼, 필요하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 소비자로부터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는 스마트 가전,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카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이야말로 메타의 AI가 적용될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며 “메타버스의 중요한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부상하는 확장현실(XR) 헤드셋 분야에서 메타가 하드웨어에 강점을 갖는 한국기업과 협력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AI를 이용한 가짜영상이 세계 각국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입법부의 총선인 경우도 있고, 대통령 선거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고, 다양한 국가들에서 선거가 이루어지는 시즌이기 때문에 AI를 이용한, 또는 다른 형태의 가짜 영상으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저커버그는 “메타의 경우에 선거에 대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앞선 고위 관계자는 “(저커버그는) 워터마크나 레이블을 통해 해당 영상이 AI 등에 의해서 생성된 것인지 등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하나의 예로 들었다”며 “한국의 선거관리위원회를 포함해서 다른 나라의 정부들과 이러한 가짜영상, 가짜정보가 유포되는 것에 대한 부분을 제어하기 위한 정부와의 협업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특히 저커버그는 자사가 대만 TSMC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삼성이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 글로벌 경제상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 대통령은 “그것(삼성과의 협력)이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메타의 입장에서도 대만의 TSMC에 많이 의존하는 것에 대한 부분을 안정화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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