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BS인터뷰] 밴드 코토바 "이질적 박자·감성적 매력에 빠져 '매스록' 선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BS 인터뷰

매스록 밴드 '코토바'

다프네·됸쥬 혜림·민서 등 4인조

한·일 기반 글로벌 무대서 활약

최근 새 싱글 내놓고 팬과 재회

3월 3일 홍대 라이브홀서 공연

"2016년 처음으로 매스록 경험

대중적이지 않으면서 묘한 느낌

악곡 자체가 절제되면서 폭발적

규칙적이고 변주된 박자도 끌려

우리 음악에 녹여내고 싶었다"

스포츠월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스 록(Mathrock)’이라는 장르가 있다. 악기와 박자를 물리적으로 계산해서 만드는 게 골자다. 매스 록은 4분의 4박자 같은 대중음악 박자에서 탈피해 8분의 7박자 같은 익숙치 않은 전위적인 리듬으로 변박을 연출하며 듣는 이의 감각을 자극한다.

밝은 느낌의 메이저코드 사이사이 어두운 마이너코드를 섞기도 하고, 한 곡 안에서 박자가 여러 번 바뀌기도 한다. 규칙적이면서도 변주된 박자에 잃어가는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가사로 얹은 곡을 연주하는 밴드가 ‘코토바(cotoba)’다. 국내서 유일하게 매스록 장르를 주특기로 하고 있다.

코토바는 한국과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4인조 밴드다. 다프네(Dafne, 프로듀서‧기타), 됸쥬(DyoN Joo, 보컬‧기타), 혜림(Hyerim‧베이스), 민서(Minsuh·드럼)가 함께한다.

2018년 데뷔한 코토바는 최근 ‘나만 알고 싶은 감성 밴드’로 부상하는 중이다.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초대 예술감독이었던 윤상의 강력 추천으로도 눈길을 모았다. 28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에서 새 싱글 ‘어웨이 홈(away home)’을 발매한 코토바 멤버들과 만났다.

처음 밴드를 결성한 다프네와 됸쥬는 팀명을 무엇으로 해야 하나 고민하다 코토바로 지었다. 이는 일본어로 ‘언어’, ‘말’이란 뜻이다. 다프네는 “가사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악기 연주와 악곡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그런 것도 언어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흔히 매스 록의 원조로 일본이 거론되지만, 교과서로 여겨지는 밴드는 ‘아메리칸풋볼(AmericanFootball)’, ‘슬린트(Slint)’, ‘클레버걸(CleverGirl)’ 같은 영미권 밴드라는 게 됸쥬의 설명이다. 이들이 씬을 형성하고 아시아까지 영향을 미친 것.

됸쥬는 “이전에만 해도 국내에 3~4팀이 존재했지만 ‘매스 록 지향’ 타이틀을 걸고 현재진행형으로 활동 중인 밴드는 코토바밖에 없다”고 했다.

스포츠월드

4인조 매스록 밴드 '코토바' 멤버 다프네, 민서, 됸쥬, 혜림(왼쪽부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토바가 매스록을 지향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멤버들에게 이 장르의 매력을 물었다.

다프네는 ‘토(TOE)’, ‘트리콧(TRICOT)’ 등의 밴드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토가 표현하는 악곡 자체가 굉장히 침착하면서도 폭발적이었고, 박자를 모르겠는 느낌이 매력적이었다. 트리콧은 질주하면서도 절제적인 면이 좋았다. 특히 기타리스트가 무엇을 연주하는지 전혀 모르겠는데 와닿더라. 이들의 음악을 탐구하고, 내가 하려는 음악에 언젠가 녹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던 됸쥬는 2016년 유튜브에서 매스록 장르를 처음 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작업물과 묘한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됸쥬는 “노래를 만들 때 대중적이지 않고, 어떻게 보면 이상한 박자를 만든다. 이를 이르는 장르가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며 “흥미를 가진 분야에서 약간의 도전의식이 생길 때 도파민이 분출되지 않나. 내게는 매스록이 그랬다”며 웃었다.

후발주자로 들어온 민서는 밴드 새소년의 드럼 세션을 맡고 있는 김형균의 소개로 지난해 코토바에 합류했다. 민서는 “스승님이 제안을 주셔서 코토바를 통해 매스록을 접하게 됐다”며 “들어보니 낯선 박자가 많더라(웃음). 하지만 오히려 다양한 박자를 사용하면서 표현의 범위가 넓어지더라. 드러머로서 흥미를 느꼈다”고 회상했다.

혜림도 연주를 시작하며 매스 록을 본격적으로 접했다. 그는 “팀에서 하는 음악 스타일이 도화지이고, 연주자가 물감을 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도화지에 물감을 묻혔을 때 괜찮은 작품이 나와 매력을 느낀다”고 답했다.

스포츠월드

4인조 매스록 밴드 '코토바' 다프네, 됸쥬, 민서, 혜림(왼쪽부터) 사진=김용학 기자


가수 윤상이 ‘새소년을 잇는 밴드’라며 라이징 밴드로 콕 집었을 때 멤버들의 기분은 어땠을까. 윤상은 2019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뮤콘의 초대 예술 감독을 맡았다. 당시 그는 300여팀의 곡을 모두 들은 뒤, 총 76개 팀을 선정해 대중에 소개했다. 윤상은 수많은 팀 가운데서도 코토바를 언급하며 “심사 과정을 통해 알게 된 코토바라는 친구들이 잘 하더라”고 밝혔다.

됸쥬는 당시 “정말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그는 “뮤콘에 나가게 된 것은 윤상 선생님 덕분이다. 감사하고 신기했다. 열심히 해야지, 의욕이 더 커졌다”라고 말했다.

실제 코토바는 뮤콘 이후 수많은 해외 국가에서 초청받았다. 영국, 일본, 멕시코, 독일, 대만, 인도, 프랑스 등을 누볐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다.

스포츠월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서는 일본 시장에서의 반응이 좋은 이유에 대해 “일본에서는 이 장르의 시장이 한국보다 훨씬 크다. 매스록 밴드 수도 많다. 사실상 밴드 음악 시장 자체 규모를 비교하기 어렵다”며 “딱히 해외를 겨냥한 밴드는 아니다. 다만 현실적으로도 가능성이 있어 보이니 꿈을 크게 펼쳐보려 한다”고 말했다.

해외 팬들과 만나고, 로컬 아티스트들과의 만남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말한다. 됸쥬는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아티스트들과 공연하는데 이들에게 배울점이 많다”며 “스포티파이에서 소개되는 인지도를 가진 팀뿐 아니라 로컬 팀과 어울리며 처음 접해보는 문화에서 영감을 받기도 한다. 맛있는 현지 음식도 많이 먹고(웃음)”라고 이야기했다.

스포츠월드

Cotoba live at Supersonic. Paris, France. September 2023. © Manon Pothi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토바가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음악은 무엇일까. 이들은 코토바의 근원적인 영감은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다프네는 ‘상실’에 대한 감정을 심상으로 가져온다고 말했다. 그는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아름다움, 상실, 이미 상실한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됸쥬는 “‘여름의 낮’ 가사를 다프네가 썼는데 묘하게 이상한 의미로 아름다웠다”고 덧붙였다.

스포츠월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코토바의 색깔을 담은 새 싱글 어웨이 홈이 발매됐다. 됸쥬가 아기 북극곰에 얽힌 슬픈 전설을 담은 동화 ‘북극곰 아들’을 접한 뒤 순식간에 써내려갔다고.

이야기는 북쪽 그린란드 이누이트족이 사는 마을, 자녀가 없는 할머니가 외롭게 지내던 어느날 아기 북극곰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정성껏 키운 북극곰은 사냥을 통해 고기, 물고기 등을 할머니에게 가져다준다. 할머니는 이를 마을 사람과 나눈다. 하지만 점점 사냥을 잘 하는 곰을 질투하는 무리가 생기고 ‘곰을 죽여야 한다’는 여론이 모아진다.

할머니는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려 했지만 그동안 도움받았던 사람들조차 ‘북극곰이 큰 곰이 되면 위험하니 죽여서 곰고기나 나눠먹자’고 한다. 결국 할머니는 곰에게 마을을 떠나라며 이별을 고한다.

됸쥬는 “주인공인 할머니와 북극곰이 작별하는 장면을 상상했다”며 “다급한 작별의 순간 곰이 말을 할 수도 없고, 사실 사람이라도 슬픈 상황에서는 말조차 안 나오지 않나. ‘이별의 순간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을 짧은 시간, 상대방의 눈 속에서 어떤 말들을 읽었을까?’에 집중해 가사를 썼다”고 소개했다.

이어 “피아노로 만든 곡을 밴드로 편곡한 코토바 최초의 곡이다.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서정적인 느낌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프네는 “곡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하는 기타 연주를 따라가며 들어보시라”라고 전했다.

혜림은 베이스 연주를 마치 북극곰의 발자국처럼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민서는 잘게 쪼갠 드럼 리듬 연주들이 곡에 어우러지는 느낌도 리스닝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토바는 이번 싱글 발매와 함께 팬들과 만난다. 오는 3월 3일에는 KT&G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홀에서, 오는 4월 21일에는 홍대 롤링홀에서 공연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일본 등 아시아 투어도 예정돼 있어 활발한 활동으로 2024년을 채워 나간다는 포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