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대형 로펌 출신 미국변호사 A씨가 지난해 12월12일 서울 성북구 성북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는 모습./사진=뉴시스 |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로펌 출신 미국변호사 측이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28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A씨 측은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살해하려는 의도를 가졌던 것은 결코 아니다"며 "예기치 못한 다툼으로 촉발된 우발적 가격 행위로 인한 사망이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소장에 살해 도구로 적시된 쇠파이프에 대해서는 "자녀들이 함께 사용하던 고양이 놀이용 금속 막대"라고 밝혔다. 이어 "이혼 다툼 중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저질렀다거나 양손으로 목을 졸랐다고 (공소사실에) 기재된 내용은 사실과 달라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 측은 다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알려진 A씨의 아버지를 양형 증인으로 신청했다. 양형 증인은 피고인에 대한 형량을 정하기 위해 재판부가 참고로 삼는 증인이다. 재판부는 피해자 측 의견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채택 여부를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A씨는 이날 변호인 의견 진술 중 큰 소리로 오열하기도 했다. 방청석에 있던 유족들은 "연기 그만하라"며 분노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의견에 감정적인 거부감 있을 것이란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는 형사소송법 사법 체계가 용인하는 한도 내에 있다"며 "피고인이 적절하게 죄상·죄책을 밝힐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유족 측을 진정시켰다.
A씨는 지난해 12월3일 부부 싸움 중 아내를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은 이혼소송을 제기한 뒤 별거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직후 경찰이나 소방이 아닌 부친에게 전화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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