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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랠리 확산 vs 하락 반전…증시 방향 결정할 한 가지 변수[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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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머니투데이

최근 6개월간 S&P500지수 추이/그래픽=조수아




최근 미국 증시의 최대 화두는 조정이 언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과 같은 급등세가 쉬지 않고 계속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는 지난 17주 가운데 딱 2주일만 주간 기준으로 하락 마감했다. 지난 11월초부터 네달간 쉴새 없이 달려온 셈이다. 지난주만 해도 주 초반에 조정을 받는가 했지만 주 후반에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랠리 기조를 살려 놓았다.


코스트코도 사상최고 경신

증시 조정과 관련해 현재 증시에서 투자자들은 2가지를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AI(인공지능) 수혜주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지금의 강세장이 단지 AI 열풍에 국한된 것은 아니란 점이다.

지난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수혜주들이 급등하며 기술업종 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지난주 헬스케어 업종과 제조업종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업과 소재업도 사상최고치까지 5%도 남지 않은 상태다. 창고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는 AI와 별 상관이 없지만 신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증시는 이번주 첫 거래일인 26일(현지시간) 지난주 랠리에 따른 피로감으로 S&P500지수가 0.4%, 나스닥지수가 0.1%, 다우존스지수가 0.2% 하락했다. S&P500지수는 올들어 이날까지 6.3% 올랐다. 기술주 위주인 나스닥지수의 올들어 상승률 6.4%와 별반 차이가 없는 랠리를 누린 것이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에 따르면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포트의 수석 기술적 전략가인 래리 텐타렐리는 "시장의 큰 걱정은 매그니피센트 7으로 대변되는 빅테크주만 올랐다는 것이었는데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대형 기술주만 올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 기대 낮아져도 랠리 '견조'

최근 미국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두번째로 주목해야 하는 현상은 AI 열풍과 더불어 증시 상승의 토대가 됐던 올 봄 금리 인하 기대가 꺾였음에도 랠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S&P500지수는 지난해 10월말 이후 23%가량 급등했는데 대부분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3월, 늦어도 5월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을 전제로 한 상승이었다.

그러나 지난 1월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웃돌고 연준 인사들의 최근 발언들이 올 상반기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시점은 6월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올해 금리가 6~7차례 인하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3~4차례로 줄었다. 특이한 점은 금리 인하 기대가 대폭 낮아졌음에도 증시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1월 중순부터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되면서 AI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지는 등 실적이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펀드스트랫에 따르면 이번 어닝시즌 때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78%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웃돌았는데 이 비율은 역사적 평균보다 높은 것이다.


탄탄한 경제와 기업 실적

특히 엔비디아는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도는 실적으로 주가가 실적 발표 다음날 16% 급등했다. 엔비디아 효과로 증시 주변에 머물며 AI 붐이 정당한 것인지 지켜보고 있던 자금 일부도 시장에 유입되며 AI 수혜주 전반을 끌어올렸다.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포트의 텐타렐리는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증시가 오르는 것을 보면 '돈이 일하도록 증시에 돈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시장의 대표적인 회의론자인 JP모간의 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빅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현재 시장의 전개 상황은 이상하다"며 어떻게 "여러 가지 AI 적용의 확산이" 전반적인 경제를 끌어올릴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AI가 단기적으로 경제 전반을 부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 경제는 AI와 상관없이 상당히 견조하다. 소비 지출은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고 부진했던 주택 거래도 지속적으로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반등하고 있다.


증시 조정 임박 신호

그럼에도 낙관론의 고조와 증시 랠리에 따른 밸류에이션 상승 등으로 증시 조정이 머지않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찰스 슈왑이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심리는 2021년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 2021년 11월은 나스닥지수가 사상최고치에 도달했다 하락 반전했던 때이다.

로스 MKM의 수석 시장 기술적 분석가인 JC 오하라는 S&P500지수 내 기술업종 지수의 지난 12개월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35배로 2011년 11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낙관론이나 기술주 밸류에이션이 모두 나스닥지수가 고점을 쳤던 2011년 11월 수준으로 고조된 것이다.

이에 따라 증시 조정 임박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조정이 얼마나 깊고 길게 이어질지는 결국 금리 인하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CFRA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이 고점을 치고 하락할까, 아니면 랠리가 확산될까"라고 질문을 던진 뒤 "우리는 증시 랠리가 결국엔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연준이 금리 인하를 올 2분기 이후로 연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확신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7일 개장 전에는 주택 리모델링 용품 회사인 로우스가 실적을 발표한다. 오전 8시30분에는 지난 1월 내구재 주문이, 오전 10시에는 2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공개된다. 장 마감 후에는 이베이와 퍼스트 솔라가 실적을 발표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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