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나흘 일정 시작…한국·중국업체 전시관에 시선 쏠려
26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제3전시관 정중앙에 위치한 삼성전자 부스. 삼성전자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 개막일인 이날 전 세계에 처음 공개한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링'을 찾는 관람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관람객들은 블랙·골드·실버 등 세 가지 색상별로 총 3개 유리 칸막이 안에 진열된 반지들을 연신 촬영했다. 중간중간 일행들과 대화하면서도 갤럭시 링에서 눈을 쉽게 떼지 못했다. 직접 만질 수 없다는 점이 오히려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 듯 자세를 낮추며 여러 각도로 반지를 뚫어져라 바라보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 전시관에도 수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화웨이에서 독립한 아너는 지난 25일 세계 시장에 처음 공개한 '매직6 프로'를 비롯한 신제품을 대거 전시하며 관람객 발길을 붙잡았다. 아너 부스는 삼성전자 바로 옆에 큼지막한 규모로 꾸려져 삼성전자 전시관을 살펴본 뒤 바로 아너로 이동하는 관람객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샤오미14 울트라'를 공개한 샤오미, 자사 첫 폴더블폰인 '누비아 플립 5G'를 전시한 ZTE 등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3전시관에 부스가 밀집해 있어 위쪽에서 3전시관을 바라보니 통로 전체가 인파로 꽉 채워졌을 정도다. 세계 최대 통신·모바일 박람회인 MWC 위상을 실감케 하는 광경이었다.
MWC는 수년 전에는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신제품을 공개하는 행사로 주목받았지만 삼성전자가 자체 행사인 '언팩' 비중을 높이고 LG전자도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면서 모바일 박람회 위상은 낮아졌다. 그러나 MWC가 통신·모바일을 넘어 종합 정보기술(IT) 박람회로 성격이 달라지고, 중국 업체들이 중요한 글로벌 출시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참가 기업과 방문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MWC 주관사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올해 MWC 관람객 수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실제 최신 스마트폰 외에도 MWC 전시장 곳곳은 관람객들 눈길을 끄는 차세대 첨단 기술과 신제품으로 가득했다.
중국 샤오미와 테크노는 나란히 4족 보행 로봇인 '로봇 개'를 전시했다. 샤오미는 기존 '사이버도그 1'을 업그레이드한 '사이버도그 2'를 선보였다. 테크노는 첫 로봇 개인 '다이내믹 1'을 공개했다. 두 로봇 모두 네 다리를 움직이며 이동하고, 사람에게 앞발을 내미는 등 실제 개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사이버도그 2는 물구나무를 서거나 뒤공중돌기(백플립)를 하는 진풍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두 로봇 모두 관람객 시선을 끌며 연신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가 선보인 '필 테크' 역시 주목받았다. NTT도코모의 6세대 이동통신(6G) 기술을 이용해 감각을 공유하는 기술이다. 이번에는 상대방이 먹은 음식 맛을 직접 느끼고, 가상현실(VR) 기기를 낀 채 가상 동물의 촉감을 실제처럼 느낄 수 있는 기술을 시연했다. 회사 측은 시연대를 마련해 관람객들이 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체험을 위해서는 30분가량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샤오미가 선보인 전기차 'SU7', 레노버가 이번 MWC를 통해 처음 공개한 투명 디스플레이 콘셉트의 노트북, SK텔레콤 전시관 한가운데에 전시된 도심항공교통(UAM) 모크업(실물모형) 기체도 눈길을 끌었다.
아주경제=바르셀로나(스페인)=윤선훈·장하은 기자 chakrel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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