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 국내파 가닥
김기동·홍명보 등 현직 K리그1 감독 하마평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 트럭 시위 나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 앞에서 K리그1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가 트럭 시위를 하고 있다.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면서 구단 팬들이 협회에 항의하는 의미로 트럭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상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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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이상빈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 감독 자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후임으로 K리그 사령탑들이 하마평에 오르면서 애꿎은 구단 팬들만 노심초사하는 상황입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20일 신임 A대표팀 감독 선임에 앞서 정해성 대회위원장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정 위원장은 이튿날(21일) 전력강화위원회 1차 회의를 열어 A대표팀 감독 후보군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전직, 현직에 상관없이 모든 감독을 대상에 놓고 선임 절차를 밟겠다고 했습니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취임 소감과 대표팀 운영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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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올 시즌 K리그 구단을 맡고 있는 사령탑도 A대표팀 감독 후보라는 것입니다. KFA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12조 2항에서 '협회는 제1항의 선임된 자가 구단에 속해 있을ㅡ 경우 당해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 때문에 현직 K리그 감독이라도 KFA가 A대표팀으로 선임한다면 소속 구단은 거부할 방법이 없습니다. 김기동 FC 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최용수 전 강원 FC 감독, 홍명보 울산 HD FC 감독, 황선홍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후보로 지목되면서 KFA를 향한 비판적인 여론이 거세졌습니다.
그중 2012년 올림픽대표팀과 2014년 A대표팀을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고 울산 HD 팬들이 22일 성명을 내고 반발했습니다. 23일엔 서울 종로구 KFA 축구회관 앞에 트럭 2대를 세워 'K리그는 대한축구협회의 장난감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 졸속 행정의 결말은 K리그 감독 돌려막기' '필요할 때만 소방수 홍명보 감독은 공공재가 아니다' 등의 문구를 띄우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 앞에서 K리그1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가 트럭 시위를 하고 있다.. /이상빈 기자 |
이날 <더팩트>와 인터뷰에 나선 김기원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 의장은 "KFA가 K리그 현역 감독을 후보로 올려놨다고 해서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후보가 어느 정도 내정됐고 유력한 게 홍 감독이란 말을 들었다"며 "저희는 울산 HD를 응원하는 사람들이고 팀을 이끄는 감독을 2024시즌 K리그1 개막 일주일 앞두고 KFA가 차출해 가는 식으로 선임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위를 시작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홍 감독이 A대표팀으로 갈 경우엔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김 의장은 "구단에서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하면 모기업 쪽에 공식적으로 서한을 보내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며 "홍 감독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다면 저희 의사를 전달하는 식으로라도 할 수 있는 건 하나라도 더 해 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끝으로 울산 HD만이 아닌 K리그 팬 입장에서 KFA의 계획적인 감독 선임을 요청했습니다. 김 의장은 "KFA가 체계적이고 확실한 검증을 거친 다음에 그런 과정을 다 통과한 정식 감독을 선임하면 좋겠다"며 "K리그에 소속된 감독을 쓴다고 해서 A대표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고 리그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기 때문에 홍 감독이든, 김학범 감독이든, 김기동 감독이든 데려갈 생각을 하고 있다면 철회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pkd@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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