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신년 기자간담회'
22대 국회에 전하는 제언
중소기업 관계법 개편 등 강조
22일 중소기업중앙회는 '2024년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오는 29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도 유예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중대재해법을 대상으로 헌법소원 청구를 검토할 계획이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산업안전보건법에도 의무조항과 처벌조항이 있는데 딱 하나 없는 것이 ‘1년 이상의 징역’"이라며 "이 독소조항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노동 전문 변호사, 로펌 등에 알아보니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는 의견이어서 중소기업단체들과 협의해서 헌법소원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중대재해법을 안 지키고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다. 절박한 심정에서 헌법소원까지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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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또 "법은 공정한 가운데 집행돼야 하는데 과도한 처벌은 불공평하다"며 "29일 국회 본회의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대를 갖고, 중소기업계 의견이 반영돼 중대재해법 시행이 유예되는지 지켜보고, 유예가 무산되면 중소기업 단체행동 여부를 상의할 것"이라고 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의 80%가 중대재해법을 준비하지 못한 상황인 만큼 법 적용 이후 영세 중소사업장의 폐업과 근로자의 실직 등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입장이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사망 또는 2명 이상 전치 6개월 이상 부상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가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은 중대재해법의 "모호한 의무와 과도한 처벌"에 대해 지적했다. 조인호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은 "사고 인과관계 불투명하더라도 무조건 처벌하겠다는 법은 가혹하다"고 했다. 석용찬 메인비즈협회장도 "법안의 의무 사항은 명확히 하고 근로자 의무 준수 사항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는 그동안 중대재해법으로 인한 소규모 사업장의 어려움에 대해 여야 원내대표 면담, 10여차례 성명서 발표, 5만3000여 명의 서명운동 등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지난 1월 27일 50인 미만 사업장도 중대재해법 적용을 받게 된 이후에는 국회 결의대회, 수도권 결의대회, 호남권 결의대회를 잇따라 개최하며 유예 법안 국회 본회의 상정을 호소해 왔다. 세 번의 결의 대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만 1만3000여명에 달한다. 김 회장은 “세 차례의 중처법 결의대회를 치러내면서 국민이나 국가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건전하고 질서 있는 집회문화를 통해 우리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며,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중대재해법 유예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달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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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중소기업계는 4월 총선에 앞서 22대 국회에 바라는 제언도 발표했다. 이번 제언의 핵심 아젠다는 중소기업 혁신 촉진, 노동시장 균형 회복, 공정과 상생 기반 마련, 중소기업 활로 지원, 민생 회복과 협업 활성화 등이다. 구체적으로 업계는 '한국경제 성장 해법'으로 평가받는 중소기업이 겪는 현장의 어려움이 여전해 중소기업 관계법 개편을 통한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기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제도 보완, 생산성 향상 촉진, 노동시장 규제혁신, 인력난 완화, 전기료 등 에너지 비용도 납품대금 연동에 포함,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 제3자 구조조정 기관 설립, 국내외 판로확대 지원, 중기 협동조합의 지역경제 성장 플랫폼화 등 10가지 핵심 정책 과제를 국회에 제안했다.
김 회장은 "정치인들은 여야, 진보 보수를 떠나 국민이 함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말보다는 정말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기업은 기업의 노력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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