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6)의 KBO리그 한화 이글스 복귀는 사실상 확정적이다. 류현진의 복귀 사정을 아는 관계자들은 세부 계약 조율 과정을 거치고 있을 뿐 계약 자체는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MK스포츠의 취재를 종합하면 류현진과 한화는 현재 최소 4년 170억 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조건으로 인센티브와 계약 세부 사항 등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계약 최종 단계로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바로 하루 전인 20일 MLB 신분조회 등의 절차를 마친 만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조기 합류를 목표로 양 측이 세심하게 계약 내용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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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간 야구계는 물론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류현진의 복귀인만큼 양 측 모두 계약상으로 신중하게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고 해석하는 쪽이 더 타당하다. 한화 관계자 또한 “오늘 모든 구단 관계자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다”라면서 절차상 단계가 남아있을 뿐 계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조금도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화 내부의 분위기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류현진과 한화 모두 계약에 대한 공감대가 확실한 상황에서 다음 단계의 행정 절차들을 프런트 내부에선 일제히 준비 중이다. 한화의 한 내부 관계자는 “(류현진과) 계약이 틀어질 일은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선수단 역시 마찬가지로 류현진의 합류 시기 자체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뿐 계약 자체를 부정하거나 걱정하는 이들은 없다.
그만큼 관심이 집중된 류현진의 복귀 과정이었던만큼, 지난 2~3일간 일부 매체들을 중심으로 제대로 된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자극적인 ‘가짜뉴스’도 무분별하게 쏟아졌다.
계약 시기를 단정해 계약 완료 결과를 하염없이 기다리게 하는 기사들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한 매체는 지난 20일 ‘류현진 영입, 오전 발표’ 등의 부정확한 소식을 출처불명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이것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종류의 뉴스였다. 실제 20일 오전 계약 발표는 합의 여부를 떠나 규약상으로나 시간적인 제약상으로도 가능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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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KBO리그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르면 KBO리그 국내 구단이 미국과 캐나다 팀의 프로 혹은 아마추어 선수와 계약할 때는 신분조회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화는 실제 이를 위해 KBO를 통해 MLB사무국에 신분조회를 요청해 결과를 받는 과정을 거쳤다. 한국과 미국을 거쳐 최종 회신을 받는 과정이 먼저 선행되어야 계약이 가능하다.
그리고 류현진과의 계약을 위해선 KBO에 임의해지 선수 신분 해제 요청을 하는 것과 동시에 KBO리그 복귀 신청서를 KBO 총재에게 제출하고 이를 승인받는 과정도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절차가모두 완료되지도 않은 시점인 20일 오전에 계약 완료에 이어 영입 발표까지 모두 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20일 오전 류현진 계약설을 확정해서 다룬 기사는 야구계 종사자라면 가장 기본적인 상식인 신분조회 절차가 마무리 됐는지 조차 구단과 KBO에 확인하지 않은 그야말로 ‘자극적인 조회수 장사’에 눈이 먼 ‘아니면 말고’식의 가짜뉴스였던 셈이다.
나아가 20일 저녁에는 당일 ‘오전 계약설’을 보도했던 매체에선 장소까지 특정한 ‘21일 오전 9시 계약식 개최’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정도 규모의 사안을 다룬 오피셜의 발표 단계 이전에 계약 장소와 시간까지 특정한 계약식이 이뤄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믿기 힘든일이지만 사실관계를 단정적으로 다루고 있어 일부에선 혼선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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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기사 역시 계약 발표 조차 시간내에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혀 사실무근인 완벽한 가짜뉴스로 판명 났다.
실제 한화 관계자는 21일 오후 MK스포츠에 “최근 류현진 선수와 협상을 펼치면서 혹시나 있을 수 있는 복귀 기자회견 개최 시나리오를 두고 여러 군데 장소에 가예약을 걸어놓았던 상황이다. 한 매체에서 보도된 21일 오전 9시 모 호텔에서 계약식 개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해당 매체에서 관련 내용 문의가 들어와서 아니라고 답변까지 드렸던 사항인데 확정된 것처럼 보도가 됐다”라고 밝혔다.
여러 가능성을 두고 행정적으로 절차를 타진해봤던 단편적인 일부 내용을 두고, 마치 한화와 류현진이 계약 완료를 넘어 계약식을 개최한다는 식으로 사실관계를 부풀린 기사 내용에 많은 야구팬은 오매불망 오전 내내 21일 계약 발표를 기다려야 했다.
심지어 일부 미디어는 21일 오전 실제 해당 보도가 나왔던 호텔에서 취재를 준비하다 허탕을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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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가능할 수 없었던 21일 오전 9시 계약식에 대해 미디어와 야구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절대 불가능한 구조’라는 인식에 대부분 해당 기사를 ‘가짜 뉴스’로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일반 대중에게 퍼진 잘못된 소식에 21일 오후까지 많은 야구팬은 하염없이 류현진과 한화의 계약 완료 소식을 기다리는 한편, ‘혹시나’하는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결론적으로 류현진과 한화의 계약 가능성 자체는 여전히 아주, 매우 높다. 사실상 확정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단지 조율 등의 최종 발표만을 남겨둔 단계다. 그만큼 관심도가 높은 류현진의 복귀이기에 부정확한 소식이 나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또 능력 부족으로 오보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의도가 빤히 보이는 ‘가짜뉴스’까지 동원해 야구팬을 우롱하는 건 도를 지나친 일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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