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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인도 증시 너무 올랐나? '신중모드' 외국인 자금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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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을 빨아들이며 랠리를 펼치던 인도 증시가 주춤한 모습이다.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따른 경쟁 시장의 부상, 중국 증시의 반등 조짐은 인도 증시에 대한 신중론을 부채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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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26일(현지시간) 인도 센섹스지수가 3000포인트를 돌파하자 인도 투자자들이 이를 축하하기 위해 뭄바이 증권거래소 밖에 설치된 황소 동사의 뿔에 풍선을 매달고 있다. 센섹스지수는 2016년부터 8년 연속 상승했으며 19일엔 7만2708.16에 마감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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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증시 벤치마크인 BSE센섹스지수는 19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이달 들어 1.3% 상승을 기록 중이다. 아시아 내 경쟁 시장인 한국(코스피 7.3%)이나 대만(자취안 4.17%), 중국(상하이종합 5%) 상승률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올해 상승폭은 0.65%에 그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씨티그룹과 소시에테제네랄 등은 인도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투자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매도로 돌아섰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규모는 38억달러(약 5조원)로 아시아 증시 가운데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또 일부 종합 자산운용사들은 인도 주식보다 루피화 채권을 선호하며 일부는 중국이 증시 부양 노력을 강화함에 따라 인도의 반사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아시아 전문 자산운용사 매튜스의 션 테일러 수석투가책임자는 "인도는 장기적으로 최적의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현재 우리는 이익을 일부 실현하고 있다"면서 "한국이나 대만 같은 곳에 자금을 더 배치할 계획이라 연준이 금리 인하에 들어가면 인도 주식 비중을 조금 더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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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증시와 아시아 경쟁 증시와의 2월 상승률 비교표/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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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많은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고속 성장, 중산층 확대, 제조업 성장 전망을 이유로 인도 증시를 낙관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인도 기업들이 지난 분기 실적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실적에 비해 주가가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밸류에이션 경고음을 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인도 벤치마크인 BSE센섹스지수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증시가 무너졌던 2020년 3월 저점에서 3배 가까이 올랐지만 기업 순익은 두 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은 20배까지 치솟아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 둔화 속 주가 하락을 거듭한 중국 증시와의 밸류에이션 격차도 커지고 있다. 이달 앞서 5년래 최저를 찍은 중국 CSI300지수의 평균 PER은 10배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중국 당국이 금리 인하 등 돈풀기를 통해 적극적으로 증시 부양에 나선 가운데 중국 증시 반등 전망에 힘이 실린다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시 인도에서 중국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베코자산운용의 비키 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가치 투자자이며 인도 주식 비중을 줄여왔다"면서 "우리는 저렴한 주식을 선호하지만 이제 인도에 그런 주식은 남은 게 없다"고 말했다.

오는 4~5월 인도 총선을 앞두고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3연임에 성공해 제조업 활성화를 중심으로 경제를 고성장으로 이끄는 모디노믹스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여당이 기대만큼 선전하지 못할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에 충격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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