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올해 실적발표서 홍해·지정학 언급 횟수 분석
지정학적 긴장 고조되는 홍해 |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전 세계 투자자들과 기업들은 중동 분쟁에 따른 지정학적인 우려를 최근 미국 증시의 기록적인 상승세의 가장 큰 리스크(위험)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1개월 보름 간 이어진 기업 실적발표에서 "홍해" 또는 "지정학"이 언급된 횟수를 조사해보니 지난해 4분기의 3개월간 언급된 횟수 507건에 근접한 423건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세를 구가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등 매우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의 향후 12개월간 수익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수익에 큰 위협이 발생하거나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팔라지는 신호가 나오면 최근 한 달간 강하게 펼쳐진 상승 랠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원유가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분쟁 확대 우려로 이미 상승했다.
동시에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을 펼치면서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컨테이너선들이 이 지역을 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최근 펀드매니저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인플레이션 다음으로 주가에 영향을 주는 악재로 보고 있지만 이들 악재는 서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
홍해나 중동에서 추가 분쟁이 발생하면 유가와 운임 상승이라는 새로운 가격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지난 1월 공급 차질을 이유로 독일 공장의 생산중단을 발표했으며, 의료기기업체 레스메드는 운임과 리드타임(제품 주문에서 납품까지의 시간)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도 운임이 올랐다고 밝혔으며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앨버말, 담배회사 필립 모리스, 철도회사 CSX 등도 홍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네덜란드 주류생산업체 하이네켄은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상황을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했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도 홍해의 긴장이 단기적으로 공급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비해 네덜란드의 석유저장시설 운영사 로열 보팍과 세계적인 해운 그룹 AP몰러-머스크는 중동 분쟁의 불확실성으로 수요가 늘거나 운임 상승의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만 올해 중에 관련 리스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또다른 불확실성의 그늘에 놓여있다.
이와 함께 파키스탄 등 이슬람국가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압박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분노의 표시로 대형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맥도날드와 스타벅스의 실적이 타격을 받고 있다.
코니처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니콜 코니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정학적인 배경이 리스크"라며 "예상에 없던 이 같은 압력이 지속되면 기업 이익에 부담을 주고 비용이 가격에 전가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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