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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의대 정원 확대

시민단체, 의대 정원 확대 반대 집단행동에 “정당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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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지난 8일 가운을 입은 의료인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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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은 19일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 거부 계획을 규탄하며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대형 병원 전공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부터 진료를 중단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36곳의 단체로 구성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운동본부)’는 이날 ‘의대 정원 확대 반대 진료 거부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운동본부는 상급종합병원 의사 인력의 30~40%를 차지하는 이른바 ‘빅5’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것은 “장차 자신들이 개원할 때를 대비해 경쟁자를 줄여 더 많은 수익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공의들이 고강도·장시간 노동을 하는 현 상황에서 환자들에게 더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오히려 의사와 간호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운동본부는 의협에 대해 ‘냉혹한 시장주의자’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 국민 대다수가 의사 부족으로 고통받는데도 “의협은 수가만 높게 인상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얘기만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의협이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에도 집단 진료 거부로 수차례의 수가 인상을 얻어내 건강보험 재정을 거덜 냈을 때도 보험료 인상의 대가를 치른 것은 노동자·서민들이었다”라면서 “의협의 집단 진료 중단은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의협 등 이익단체들은 지난 2000년 진단·처방은 의사가, 의약품 조제는 약사가 담당하게 하는 의약분업 방안에 반발하며 장기간 진료를 거부했다.

운동본부는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의대 증원에만 초점을 맞출뿐 공공의료 확대 방안이 빠졌다는 것이다. 운동본부는 정부가 의사 부족으로 국민이 겪는 고통을 해결하려 했다면 “응급, 소아과, 산부인과 등 대표적 의사 수 부족 진료과들과 코로나19 환자의 80%를 담당한 필수 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의 의사 부족을 해결할 방법을 함께 제시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성명에서 의협과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 거부를 ‘집단이기주의’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이 의협이 전날 “진료거부 의사에게 불이익을 가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불법행위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의사에 대해서는 공정위 고발 등 법적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실련은 지난 16일 의협이 “의대 정원 증원·필수의료 정책을 전면 백지화하고 새롭게 논의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선 “의사 부족으로 전공의 수련환경이 열악한데도 의사는 늘릴 수 없다는 이율배반적 행태에 합리적 논의를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필요한 경우 면허도 박탈할 수 있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의 중증·응급환자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PA 간호사의 수술보조 역할을 일시적으로 허용하고, 공공의대 설치와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지역 필수·공공의사 배치 정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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