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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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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반등에 제조업 고용 호조 이어져… 취업자 수 두 달 연속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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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회복에 힘입어 제조업 취업자가 두 달 연속 늘었다. 지난해 내리 제조업 취업자 수가 바닥을 걷다 증가세를 지속하는 모양새다. 두 달 연속 제조업 취업자 수가 늘어난 것은 202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 자동차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며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률은 1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건설 수주 부진과 청년층 취업자 감소 등 고용시장 불안도 여전히 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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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수출용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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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자동차 수출 호조에 고용 ‘반등’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24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취업자 수는 2774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8만명 늘었다. 그중에서도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2만명 증가했다.

우리 산업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두 달 연속 늘어난 것은 202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한 바 있다.

이 같은 취업자 증가세는 수출이 반등한 영향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월 1~10일 반도체 수출액은 42.2% 늘었다. 1∼10일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이 40% 넘게 증가한 것은 2021년 11월(45.2%)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 월간 수출액은 작년 11월부터 석 달째 플러스(+)를 기록 중이다.

새해 첫 달 수출입 실적도 호조세를 기록했다. 대(對)중국 수출은 20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1년 전보다 18.0% 증가한 546억9000만달러(73조111억원)를 기록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수출도 좋은 실적을 보였다. 자동차는 지난달 62억1000만달러(8조2779억원)를 수출해 24.8%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은 역대 1월 실적 중 1위를 달성하며 19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이어갔다. 특히 수출단가가 높은 친환경 차(기아 EV9 등)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간 게 영향을 미쳤다.

기재부는 1월 품목별 수출이 반도체 56.2%, 자동차 24.8%, 일반기계 14.5% 상승했다고 밝혔다. 김시동 기재부 인력정책과장은 “특히 자동차 업종 같은 경우 고용유발계수가 좋은 상황”이라며 “지난해 제조업 흐름이 좋지 않았던 기저 효과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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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1월 고용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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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고용은 여전히 ‘먹구름’

돌봄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한 서비스업 중심의 취업자 수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10만4000명 늘었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7만3000명)과 건설업(+7만3000명) 등에서 취업자가 증가했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1%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p) 상승해 1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활동참가율(63.3%)도 35개월 연속 상승(+0.7%p)하며 1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그러나 방한(訪韓) 관광객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숙박음식업은 감소 전환했다. 숙박 음식 취업자는 지난해 12월 1만7000명 늘었지만, 지난 1월에는 8000명 줄었다. 부동산 거래 감소 여파로 인한 부동산업 취업자 감소세도 지속되고 있다.

청년층 취업에 먹구름이 낀 것도 고용 불안 요소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8만5000명 감소해 2022년 11월부터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허리’로 불리는 40대 취업자도 4만2000명 줄었다.

특히 30대의 ‘쉬었음’ 인구가 전연령에서 유일하게 두 달 연속 늘어났다. 30대의 ‘쉬었음’ 인구는 전년 같은 달보다 2만1000명 증가했다. ‘쉬었음’이란 중대 질병이나 육아, 가사, 학업 심신장애 등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활동도 취업도 하지 않은 이들을 의미한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30대에서 (’쉬었음’이 늘어난 이유는) 기본적으로 원하는 일자리가 나타날 때까지 대기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직업을 구직하는 과정에서의 문화나 일자리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구직을 포기하는 니트족(NEET)이 늘어난 셈이다.

건설수주 부진으로 인한 건설업 고용 둔화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숙박음식업 고용 둔화가 지속될 가능성 등 고용 리스크 요인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정학적 불안, 건설수주 부진 등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고용 하방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김민정 기자(m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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