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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만화와 웹툰

현실에 발붙이는 웹툰…이젠 '회귀·빙의·환생' 대신 극사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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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인플루언서·은둔청년 소재…네이버웹툰, 리얼리즘 소재로 공모전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웹툰계를 지배했던 이른바 '회·빙·환'(회귀·빙의·환생) 유행이 사그라들고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주의)이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억울하게 죽은 주인공이 다시 태어나 복수한다는 뻔한 스토리 속에서 독자들의 피로감이 커지자, 반대로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공감하기 쉬운 이야기가 주목받는 모양새다.

연합뉴스

하이퍼리얼리즘 주제로 진행되는 투고작 모집
[네이버웹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15일 네이버웹툰에서 하이퍼리얼리즘 장르로 분류된 웹툰은 총 29편, 이 가운데 신작 4편을 포함해 현재 15편이 연재 중이다.

로맨스나 판타지 등 주요 장르에 비해 작품 총수는 많지는 않지만, 신작 비중이 큰 편이다.

하이퍼리얼리즘 웹툰은 제목부터가 직관적이다.

꽉 막히고 속물적인 중년 남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아파트에 계속 살기 위해 친구의 죽음을 필사적으로 숨기는 30대 회사원을 그린 '부동산이 없는 자에게 치명적인' 등이 대표적이다.

웹툰 캐릭터들은 무주택자, 인플루언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등으로 다양하다.

웹툰 '팔이피플'에서는 이른바 '인플루언서'라고 불리는 소셜미디어(SNS) 유명인의 삶을 꼬집는다.

연예인 남자친구와 마약을 투약하는 재벌 3세, '국뽕'(한국을 찬양하는 내용)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외국인 등 어디선가 실제로 본 듯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반면, '무직백수 계백순'에서는 방에 틀어박혀 게임만 하는 히키코모리 청년을 그렸다.

무직자를 뜻하는 백수에 강조 의미의 접두사 '개'를 붙인 시쳇말 '개백수'를 연상시키는 이름의 주인공이 사는 비루한 삶을 조명했다.

연합뉴스

웹툰 '부동산이 없는 자에게 치명적인'
[네이버웹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다루는 대상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인 주제는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인의 허영과 자기모순, 열등감을 해부하듯 펼쳐놓고, 현대사회의 곪아있는 문제점을 아프게 찌르는 식이다.

판타지 요소가 거의 없는 만큼 속 시원한 전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언젠가 한 번쯤 겪어봤거나 주변에서 들어본 불합리한 사건들이 묘사돼 공감하기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네이버웹툰은 아예 하이퍼리얼리즘 웹툰을 모집 중이다.

'2024 연재 직행열차 투고작 모집'이라는 이름의 공모전을 통해 이달 26일부터 3월 3일까지 하이퍼리얼리즘 웹툰을 투고 받는다.

이를 통해 장르 다양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액션, 로맨스, 판타지 등 주요 장르 안에서는 꾸준히 좋은 작품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특정 부문·키워드에 특화한 좋은 작품을 발견하는 것이 주요한 목적"이라며 "장르적 다양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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