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끈적한 물가’ 속 두터운 네고…장중 환율, 1340원 저항[외환분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월 소비자물가 전년비 3.1%, 예상치 상회

미 연준 상반기 금리인하 가능성 낮아져

10년물 국채 금리 4.3%·달러 3달 만에 ‘최고’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2400억원대 순매도

중공업 수주 등 네고 출회에 환율 상단지지

“소매판매 서프라이즈 경계…오후 1330원 중반대”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을 하회해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물가가 3%대를 지속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상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1340원 부근에서 네고(달러 매도) 물량 출회에 환율 상승 속도가 제한되고 있다.

이데일리

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美소비자물가 서프라이즈

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16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28.1원)보다 10.45 오른 1338.5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9원 오른 1340.0원에 개장했다. 개장가를 고점으로 환율은 상승 폭을 줄여 장중 1335.3원까지 내려왔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1%를 기록했다. 전월 상승률(3.4%) 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2.9%)를 웃돌았다.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3%의 벽’을 뚫지 못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0.2%)를 웃돌았다.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년 동월 대비 3.9%, 전월 대비 0.4% 각각 올랐다. 전월과 유사한 수치로, 시장예상치(3.7%, 0.3%)를 웃돌았다.

물가 지표 발표 이후 시장에선 3월은 물론 5월 금리인하 전망 기대감마저 약화한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3월에 금리인하 할 확률은 8%까지 떨어졌다. 5월에 인하 가능성은 물가 발표 이후 35%까지 낮아졌지만 현재는 67.2%까지 회복됐다.

채권금리는 급등하고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5.2bp(1bp=0.01%포인트)나 급등한 4.322%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13일(현지시간) 저녁 10시 16분 기준 104.84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날 104.1에서 급등한 것이자,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 강세에 아시아 통화는 일제히 약세다. 달러·엔 환율은 150엔을 돌파했고, 달러·위안 환율은 7.22위안대다.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며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8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600억원대를 팔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한 것이다.

다만 수급적으로 1340원 부근에서 네고가 지속적으로 나오며 환율 상단이 지지되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중공업체 수주 등 쌓여있는 네고 물량을 레벨별로 처리를 하면서 환율 상단을 두텁게 형성하고 있다”며 “또 국내 주식이 하락한 것만큼 순매도 물량이 장 초반 대비 많이 줄어서 환율이 하락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美소비 지표 경계…오후 1330원 중반대 지속

오후에도 환율은 1340원대에서 저항감이 이어지며 1330원 중반대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미국 물가가 서프라이즈로 나온 만큼, 오는 15일 발표되는 소매판매 지표에 대한 경계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은행 딜러는 “최근 환율 상단에서 두텁게 레인지를 쌓으면서 이탈하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오후에도 1330원 중반대에서 등락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5월 금리인하 기대 심리가 꺾이기 시작한 가운데 소비 지표까지 서프라이즈로 나온다면 상반기 인하는 멀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340원 위에서는 한국은행의 개입 경계감도 있어서 환율이 1350원 위로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