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 생각하며 제가 겪은 고통 떠올려”
“죽음 같은 수사 대상 되면서 고통과 분노 이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열사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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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4일 “광주의 역사는 제 삶의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다. 그 역사가, 오늘 아침 저에게 조금은 다르게 다가온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광주 5·18 망월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망월묘역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찾아뵀지만, 그때의 마음과 오늘의 마음이 조금은 다른 것도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40여년이 흘렀지만 5·18항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광주시민들께서 끝내 불사르고자 했던 낡고, 썩은 것들이 모양만 바꿔 다시 활개치고 있다는 점을 처절하게 느낀다”며 “그래서 여기 5·18묘역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 지나간 역사가 아니라 진행 중인 현재라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또 하나는 광주시민들께서 40년을 훌쩍 넘는 세월 동안 겪은 고통의 깊이, 분노의 크기가 훨씬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며 그동안 세상을 대하는 저의 의지는 추상적이고 막연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와 제 가족, 함께 했던 주변 분들이 죽음 같은 수사의 대상이 되면서 뒤늦게 그 고통과 분노를 피부로, 몸으로 이해하게 됐다”며 “여기 묘역에 누워계신 분들, 그리고 살아남아 40여 년 동안 항쟁의 정신을 이어오고 계신 광주시민들의 고통과 분노, 좋은 세상을 바라는 열망을 온몸으로 느낀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곳 광주시민을 생각하며, 저와 제 가족이 겪은 고통을 다시금 떠올렸다. 어쩌면 위로를 받았을지도 모르겠다”며 “죄송하고 감사하다. 여기 망월묘역에 계신, 먼저 가신 분들을 생각하면서 고통과 분노조차도 좋은 세상을 위한 열망의 에너지로 바꿔야겠다는 용기를 한 번 더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열사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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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장관은 전날 창당 선언에 이어 정치 참여를 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윤석열 정권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저는 오늘 예전의 조국으로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다”며 “예전의 대한민국으로 후퇴하는 낡은 세력, 나쁜 집단에 맞서 싸우겠다고 광주시민 여러분께 분명하게 말씀 드린다. 광주시민의 정의로운 열망을 가슴에 품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도하고 무능한 검찰독재정권과의 싸움에 맨 앞에 서겠다”며 “윤석열 정권을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는 것이 국리민복의 길”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광주시민과 대한민국 주권자 앞에서는 한없이 낮추고, 광주시민과 대한민국 주권자를 유린하는 세력에게는 한 치도 타협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정치 참여 선언 이후 보폭을 넓히고 있는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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