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6개월 만에 2%대…석유류가 물가 끌어내려
중동발 불안 계속, 유가 다시 오름세…"물가 2% 안착 쉽지 않다"
국제유가가 지난 연말부터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유가가 반등 전환했다. 지난 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다섯째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L당 1579.0원으로 전주 대비 15.3원 상승했다. 경유는 1485.9원으로 전주보다 12.9원 올랐다. 주간 주유소 기름값이 상승한 것은 17주 만이다. 4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유가가 표시돼 있다. 2024.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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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가계 주머니 사정을 어렵게 만들었던 물가 고공행진이 올해는 2%대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중동발 유가 리스크 등에 물가가 언제든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2.8%를 기록하며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특히 지수를 구성하는 품목 중 석유류가 전년 동월 대비 5%포인트(p) 하락하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0.21% 끌어내렸다.
지난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를 기록했다. 국제기구와 국내 기관들은 올해 물가가 2%대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2.7%로 보고 있다.
그러나 2%대 안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생산비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 원유(WTI) 선물은 지난해 10월 90달러대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12월~1월 들어 60달러대로 내려오며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말에는 다시 80달러에 근접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국내 주유소 휘발유 경유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8일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601.1원으로 지난해 12월13일 이후 약 두달 만에 1600원대로 올라왔다. 경유 가격도 1505.3원으로 약 한달반 만에 1500원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7일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이 가자 지구 국경을 따라 탱크를 타고 이동을 하고 있다. 2024. 2.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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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홍해 물류대란 등 중동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리스크는 올해 물가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2월 경제동향에서 "중동지역의 분쟁이 향후 유가 상승, 운송 차질 등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물가는 금리, 소비와 맞물려 한국 경제의 성장을 좌우할 핵심 요소다. 고물가로 인해 야기되는 고금리 속에 가계의 소비 여력이 제한되는 구조적 한계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한국 경제의 경기회복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계가 짋어진 빚 규모를 의미하는 가계신용 잔액은 작년 9월 말 기준 1875조6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4조3000억원 증가했다. 2021년 4분기 17조4000억원 증가한 이래 7분기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2021년부터 기준금리를 3%p 인상, 1년가까이 3.5%를 유지하면서 '영끌족' 등 가계의 이자부담은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0.89%로 전 분기(0.86%)보다 0.03%p 높아졌다.
이 같은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소비 여력 축소는 소비 부진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작년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2003년(-3.2%)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전년(-0.3%)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 덕분에 우리나라 물가도 안정세를 보였지만, 다시 유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상방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물가의 하방 요인보다는 상방 요인이 많은 상황이며, 대내외적으로 물가 상승 리스크가 상당 부분 남아있어 물가가 잡힐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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