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이사 풍습 ‘신구간’ 영향
부동산‧이사업체 등 특수
쓰레기 수거 등 행정도 비상
한겨울이 되면 제주 곳곳에서 이사행렬이 이어진다. 따뜻한 봄이나 가을을 놔두고 굳이 겨울 추위 속에서 이삿짐을 싸는 이유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제주 특유의 이사 풍습인 ‘신구간(新舊間)’ 때문이다.
24절기 중 대한(大寒) 후 5일부터 입춘(立春) 전 3일까지 약 1주일 동안을 ‘신구간’이라 한다. 올해는 1월 25일부터 2월 1일까지다. 신구간은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내려온 신들의 임기가 다 끝나 구관(舊官)과 신관(新官)이 교대하는 시기다. 이 기간에는 구관은 하늘로 올라갔고 신관은 아직 지상에 내려오지 않아 신들이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집을 옮기거나 집수리를 해도 ‘동티(예부터 금기시되어온 행위를 해 신이나 귀신을 노하게 했을 때 받는 재앙의 하나)’가 나지 않는다는 속설이 제주에는 전해진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들이나 이주민들이 증가하면서 신구간 아닌 기간에도 이사를 가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신구간 특수’는 여전하다. 신구간이 다가오면 도내 공인중개업소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이 시기에 새집을 비롯해 월세, 전세 등의 거래물건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이다. 주택건설업체들도 신구간에 맞춰 입주할 수 있도록 주택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자칫 이 기간을 놓치면 제주에서는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부동산‧이사업체 등 특수
쓰레기 수거 등 행정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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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을 가득 실은 트럭.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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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이 되면 제주 곳곳에서 이사행렬이 이어진다. 따뜻한 봄이나 가을을 놔두고 굳이 겨울 추위 속에서 이삿짐을 싸는 이유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제주 특유의 이사 풍습인 ‘신구간(新舊間)’ 때문이다.
24절기 중 대한(大寒) 후 5일부터 입춘(立春) 전 3일까지 약 1주일 동안을 ‘신구간’이라 한다. 올해는 1월 25일부터 2월 1일까지다. 신구간은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내려온 신들의 임기가 다 끝나 구관(舊官)과 신관(新官)이 교대하는 시기다. 이 기간에는 구관은 하늘로 올라갔고 신관은 아직 지상에 내려오지 않아 신들이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집을 옮기거나 집수리를 해도 ‘동티(예부터 금기시되어온 행위를 해 신이나 귀신을 노하게 했을 때 받는 재앙의 하나)’가 나지 않는다는 속설이 제주에는 전해진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들이나 이주민들이 증가하면서 신구간 아닌 기간에도 이사를 가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신구간 특수’는 여전하다. 신구간이 다가오면 도내 공인중개업소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이 시기에 새집을 비롯해 월세, 전세 등의 거래물건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이다. 주택건설업체들도 신구간에 맞춰 입주할 수 있도록 주택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자칫 이 기간을 놓치면 제주에서는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한 제주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제주지역인 경우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신구간을 앞둔 약 3개월간이 주택매매나 임대계약이 가장 많은 시기”라며 “자칫 이주민들이 신구간 풍습을 몰라 집을 구하는 데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구간 내에 이사를 하기 위해서는 이삿짐센터도 서둘러 알아봐야 한다. 신구간을 바로 앞둔 시기에는 예약 자체가 어렵거나 비용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한 이삿짐센터 관계자는 “신구간 풍습이 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삿짐업체들은 여전히 신구간이 연중 가장 큰 대목”이라며 “이 시기에는 웃돈을 주고 인부를 구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올라 이사비용이 다른 시기에 비해 약 20만 원 정도 더 비싸진다"고 귀띔했다. 이삿짐업체 외에도 집 청소업체, 도배, 인테리어업체 등 이사나 집수리 관련 업체 예약은 신구간에 앞서 일찌감치 서둘러야 한다. 제주지역 가전제품판매점과 가구업체 등도 겨울철이 되면 ‘신구간 특별세일’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고객 유치에 나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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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간 대형폐기물 수거반. 제주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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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간 기간에는 행정당국도 비상이 걸린다. 이사 과정에서 버려지는 가구 등 대형폐기물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신구간 기간 중 제주시 지역 1일 평균 대형폐기물 배출 건수는 1,244건으로 신구간 이전 1월 달 평균 1일 배출 건수 1,153건보다 90여 건이 더 많다. 제주시 관계자는 “1년 중 신구간과 신학기를 앞둔 1‧2월에 대형폐기물 배출이 가장 많은 편”이라며 “이 시기에는 대형폐기물 등 생활쓰레기 수거 인력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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